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5년 만에 메이저 대회 16강 문턱을 넘지 못한 라파엘 나달. 뉴욕=로이터 뉴스1

라파엘 나달(36·스페인·세계랭킹 3위)의 메이저 대회 22연승 행진이 멈췄습니다.

 

올해 호주 오픈프랑스 오픈 챔피언인 나달은 5일(이하 현지시간) US 오픈 16강전에서 프랜시스 티아포(24·미국·26위)에게 1-3(4-6, 6-4, 4-6, 3-6)으로 패했습니다.

 

나달은 윔블던 준결승전을 앞두고 기권 선언한 걸 제외하면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나달이 메이저 대회 16강에서 탈락한 건 2017년 윔블던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US 오픈 타이틀 방어에 실패한 다닐 메드베데프. 뉴욕=로이터 뉴스1

이번 대회 남자 단식에는 역대 최다(22회)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나달을 비롯해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 6명이 참가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US 오픈을 비롯해 총 세 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스탄 바브링카(37·스위스·295위) 그리고 2020년 이 대회 챔피언 도미니크 팀(29·오스트리아·211위)은 1회전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2012년 이 대회를 비롯해 역시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한 앤디 머리(35·영국·51위)도 3회전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어 전날 '디펜딩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1위)가 탈락한 데 이어 이날은 2014년 챔피언 마린 칠리치(34·크로아티아·17위)까지 탈락했습니다.

 

남녀부를 통틀어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자 중 유일하게 2022 US 오픈 단식 8강에 오른 이가 시비옹테크. 뉴욕=로이터 뉴스1

그러니까 이번 대회 남자 단식 8강 대진표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자가 한 명도 없는 겁니다.

 

2020년 바로 이 대회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으니까 이 자체로 신기한 일은 아닙니다.

 

단, 여자 단식까지 합치면 상황이 조금 변합니다.

 

남녀 단식 진출자 16명 가운데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건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1위) 딱 한 명뿐입니다.

 

1972 US 오픈, 1973 프랑스 오픈 챔피언 일리에 너스타세. 동아일보DB

프로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을 통틀어 8강 무대에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자가 1명뿐인 건 1974년 프랑스 오픈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연히 1968년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은 제외하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호주 오픈은 1969년부터 프로 선수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48년 전 파리에서는 일리에 너스타세(76·루마니아) 한 명만이 1972년 US 오픈과 1973년 프랑스 오픈 우승자였을 뿐 나머지 선수는 전부 '초짜'였습니다.

 

여자 테니스는 원래 열국지였으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자 테니스 삼국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번 대회 남자 단식 8강 진출자는 평균 24세로 2008년 US 오픈(23.6세) 이후 가장 어립니다.

 

또 올해 메이저 대회 전체 8강 진출자 평균 나이(26.6세)도 2011년(26.2세) 이후 가장 어립니다.

 

단, 2년 전 US 오픈 때도 비슷한 분석이 가능했지만 이후 메이저 대회를 8번 더 치르는 동안 지난해 US 오픈 챔피언 메드베데프를 제외하면 새 챔피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단 이번 US 오픈에서는 확실히 새 얼굴이 챔피언에 오를 텐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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