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결국 올해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최소한 3년간 이 대회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서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호주 연방 법원은 16일 조코비치가 호주 이민부를 상대로 제기한 비자 취소 불복 신청을 만장일치로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호주 이민부 장관의 (비자 취소) 결정에 불법 또는 비합리적인 요소가 있는지만 따졌다"면서 "상세한 판결 이유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앨릭스 호크 호주 이민부 장관은 14일 직권으로 조코비치의 비자를 취소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고 호주에 들어온 조코비치가 "사회 안녕과 질서 유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대해 조코비치 변호인단은 "호주 이민부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비자 취소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조코비치는 호주 정부 추방 절차에 따라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호주에서 비자 취소에 따라 추방을 당하면 원칙적으로 앞으로 3년간 호주에 입국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는 것처럼 이건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뜻이고 조코비치가 내년 호주 오픈을 앞두고 비자 발급을 요청하면 이를 받아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그때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해가 되지 않거나 아니면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여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단, 17일 막을 올리는 올해 대회에는 확실히 참가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트리플 디펜딩 챔피언인 조코비치가 올해 호주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면 라파엘 나달(36·스페인·5위), 로저 페더러(41·스위스·17위)보다 한 걸음 먼저 메이저 대회 21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 선수가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20회) 우승 기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009년 한 차례 호주 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나달은 올해 대회에 참가하지만 페더러는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올해 대회 대진표에서 조코비치가 빠진 자리에는 살바토레 카루조(30·이탈리아·146위)가 '럭키 루저' 자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