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제 코르네(32·프랑스·세계랭킹 61위)가 2022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했다.'
얼핏 읽으면 이 문장은 조금도 특별할 게 없습니다.
'코르네가 생애 처음으로 4대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이렇게 쓰면 그래도 조금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코르네가 개인 통산 63번째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 무대를 밟았다.'
이러면 조금 특별한 느낌이 드십니까?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그리고 US 오픈 등이 바로 4대 메이저 대회입니다.
그러니까 코르네는 16년 동안 문을 두드린 끝에 겨우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처음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 2005년 프랑스 오픈 때부터 따지면 첫 8강 무대를 밟는 데 17년이 걸렸습니다.
코르네 이전에는 탬마린 타나수깐(45·태국)이 45번째 메이저 대회였던 2008년 윔블던에서 8강에 진출한 게 가장 오래 걸린 기록이었습니다.
타나수깐은 1977년 호주 오픈이 첫 메이저 대회였으니까 처음이자 마지막 8강 진출에 11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알리제는 이번 대회까지 63차례 메이저 대회 출전 기록 가운데 60번이 '개근'입니다.
코르네는 2007년 호주 오픈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일정을 취소한 2020 윔블던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 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본선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24일 시모나 할레프(31·루마니아·15위)를 상대로 2-1(6-4, 3-6, 6-4)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는 그 어떤 대회 본선에서도 세 번 이상 이기지를 못했습니다.
만약 코르네가 올해 US 오픈까지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면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연속 출전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스기야마 아이(杉山愛·47·일본)가 1994년 윔블던부터 2009년 US 오픈까지 62번 연속으로 출전한 게 최장 기록이었습니다.
코르네는 "17년 동안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도전하기에 늦은 때는 없었다"며 울먹였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모두 그런 것처럼 아니 스포츠 세계에서는 더욱 더 '우등상'이 중요합니다.
메이저 대회에서 23번 우승한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59위)로 사는 것과 코르네로 사는 것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코르네 쪽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나 '보통의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은 사실 코르네처럼 꾸준히 살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
코르네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4강행 티켓을 놓고 다니엘 콜린스(29·미국·30위)와 맞대결을 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