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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세계랭킹 1위)와 호주 연방 정부가 일단 무승부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호주 법원이 '입국 비자 취소를 무효화 해달라'는 조코비치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앤서니 켈리 호주 연방 순회 법원 판사는 10일 화상으로 심리를 진행한 뒤 "비자 취소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입국심사원이 '아침에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연락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고도 연락 기회를 주기 전에 비자를 취소했기 때문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트리플 디펜딩 챔피언'인 조코비치는 올해 대회 참가차 5일 오후 11시 30분경 멜버른 털러머린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만 12세 이상 외국인이 호주에 입국하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백신 회의론자로 유명한 조코비치는 "대회 조직위와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 정부로부터 '백신 면제 접종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호주 출입국 관리 사무소는 "백신 접종 면제자는 조코비치가 신청한 비자 유형을 발급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비자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조직위 관계자와 연락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입국심사원은 "6일 오전 8시에 연락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날 오전 7시 46분에 비자를 취소했습니다.
호주 오픈 조직위원회와 (대회 장소인 멜버른이 속한) 빅토리아주 정부에서 받은 서류를 제시했다는 점도 조코비치에게 유리한 점이었습니다.
켈리 판사는 "조코비치가 조직위 등으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건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무얼 더 할 수 있었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자 발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그게 조코비치 잘못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켈리 판사는 조코비치에 대한 격리 조치를 해제하라고 판결했고, 조코비치는 호주에 계속 남아 호주 오픈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단, 이번 판결로 조코비치가 호주 오픈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건 아닙니다.
호주 연방 정부에서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취소하는 게 여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입국 절차를 깐깐하게 관리하면서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조코비치에게 입국을 허락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민부 장관이 비자를 취소해 호주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면 조코비치는 원칙적으로 3년간 호주에 입국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이때도 조코비치는 소송전을 벌이면서 다음 기회를 노릴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