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새 팀 이름을 발표하는 댄 스나이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워싱턴 구단주. 랜도버=로이터 뉴스1

워싱턴 연고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이 '커맨더즈'(the Commanders)로 팀 이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워싱턴 구단은 2일(이하 현지시간) 안방 구장 페덱스필드에서 새 팀 이름과 로고 등을 발표했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구단주는 새 팀 명칭에 대해 "미국 수도를 대표하는 구단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커맨더는 군대에서 지휘관, 사령관을 뜻하는 낱말.

 

페덱스필드에서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까지는 차로 25분 정도 거리입니다.

 

 

이 NFL 팀은 1932년 보스턴에서 브레이브스(Braves)라는 이름으로 창단했습니다.

 

브레이브스는 용맹한 아메리카 원주민 전사라는 뜻.

 

그리고 이듬해부터는 아예 아메리카 원주민을 뜻하는 레드스킨스(Redskins)를 명칭으로 썼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씨 피살 사건 이후 '팀 이름을 바꾸라'는 여론과 마주하게 됩니다.

 

스나이더 구단주는 '역사와 전통'을 근거로 이 여론을 외면했지만 '이름을 바꾸지 않으면 계약을 끊겠다'는 후원사가 줄을 잇자 결국 두 손을 들었습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워싱턴 새 팀 로고. 랜도버=AP 뉴시스

이후 두 시즌 동안에는 그저 '워싱턴 풋볼 팀'(Washington Football Team)이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했습니다.

 

그러면서 18개월 동안 팬 대상 명칭 공모전을 진행해 결국 커맨더즈를 새 이름으로 채택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원래 팬 사이에서는 '레드 울브즈'(Red Wolves)라는 이름이 제일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저작권 문제로 후보에서 빠졌습니다.

 

이 팀 소속 조너선 앨런(27·디펜시브 태클)은 "새 팀 이름이 지역 사회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아메리칸 원주민 단체 '일루미네이티브'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털 에코 호크 사무총장은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워싱턴 구반은 리브랜딩 과정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고 평했습니다.

 

간판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안방 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 클리블랜드=로이터 뉴스1

같은 지적을 받았던 클리블랜드 연고 메이저리그(MLB) 팀 역시 내년 시즌부터 인디언스에서 가디언스(Guardians)로 명칭을 바꾸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팀 이름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닙니다.

 

NFL에서는 캔자스시티 치프스(Chiefs), MLB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시카고 블랙호크스가 팀 이름을 바꾸라는 요구를 계속 받고 있습니다.

 

단, 이들은 아직 팀 이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상황.

 

에코 호크 사무총장은 이들을 향해 "역사적 흐름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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