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 런던=로이터 뉴스1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2021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챔피언 역시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였습니다.

 

조코비치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1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에토 베레티니(25·이탈리아·9위)를 3-1(6-7, 6-4, 6-4, 6-3)로 물리쳤습니다.

 

이 승리로 조코비치는 이 대회에서 최근 3연패이자 통산 여섯 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습니다.

 

조코비치는 그러면서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에 이어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내리 세 번 정상에 오르게 됐습니다.

 

1969년 윔블던 당시 로드 레이버. 동아일보DB

조코비치가 다음달 30일 막을 올리는 US 오픈에서도 정상에 오르게 되면 1969년 로드 레이버(83·호주) 이후 처음으로 한 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호주 오픈 경기장(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이름을 남긴 레이버는 1962년에도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1967년 이전까지 프로 선수는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습니다.)

 

호주 오픈이 진짜 메이저 대회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1973년이라 호주 선수가 이 기록을 남기기에 유리했습니다.

 

돈 버지(1915~2000·미국) 역시 1938년 현재 4대 메이저 대회라고 부르는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 금메달을 들고 있는 슈테피 그라프. 동아일보DB

올해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기도 합니다.

 

조코비치가 올림픽 정상까지 차지하면 남자 테니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든 그랜드 슬램' 기록도 남길 수 있습니다.

 

여자 선수 가운데는 슈테피 그라프(52·당시 서독)가 1988년 골든 그랜드 슬래머가 된 적이 있지만 남자 선수 가운데는 아직 이런 기록을 남긴 사람이 없습니다.

 

조코비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린 2016년에도 전년도 US 오픈 때부터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캘린더 글랜드 슬램 및 골든 그랜드 슬램 후보로 손꼽혔습니다.

 

그러다 윔블던에서 앤디 머리(35·영국·102위)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머리는 기세를 이어 리우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했습니다.

 

조코비치는 이날 우승으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0·스위스·8위), '흙신' 라파엘 나달(35·스페인·3위)과 함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0회) 타이틀도 차지하게 됐습니다.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메이저 대회를 71번 치르는 동안 60번(84.5%)은 세 선수가 남자 단식 주인공이었던 겁니다.

 

페더러, 나달과 달리 조코비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에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에 올해 US 오픈이 지나면 순위가 바뀌어 있을지 모릅니다.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로 범위를 좁혀 보면 조코비치가 여섯 번으로 우승이 가장 많습니다.

 

이어 나달이 세 번, 도미니크 팀(28·오스트리아·6위)이 지난해 US 오픈에서 한 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아드리아 투어'에서 디제잉을 즐기고 있는 노바크 조코비치. 베오그라드=로이터 뉴스1

지금은 이렇게 물이 오른 조코비치지만 지난해만 해도 그에게는 '밉상' 이미지가 따라 다녔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이벤트 대회를 열었다가 본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게 제일 큰 이유.

 

이어 열린 US 오픈 때는 심판을 공으로 맞춰 실격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이런 시련이 조코비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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