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골든 그랜드슬램'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2020 동경(東京)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겁니다.
조코치비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내 꼬마 친구 고지로를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자랑스럽게 세르비아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annot disappoint my little friend Koujirou. I booked my flight for Tokyo and will proudly be joining #TeamSerbia for the Olympics. 🇷🇸 pic.twitter.com/23TmSdvc4x
— Novak Djokovic (@DjokerNole) July 15, 2021
여기서 '고지로'는 조코비치와 인스타그램 친구인 어린이 팬 오와키 고지로(尾脇康次郞·6)를 가리킵니다.
아버지 고스케(康介) 씨는 작은 아들 고지로가 형 유노스케(勇之介)와 테니스를 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는 했습니다.
고지로가 백핸드를 치고 있는 영상에 조코비치가 조언을 보내면서 친분을 쌓게 됐습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고지로의 생일을 축하해주면서 도쿄에 가겠다고 약속했고 이날 그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을 시작으로 프랑스 오픈을 거쳐 윔블던에 이르기까지 올해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조코비치가 도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US 오픈 우승까지 차지하면 4대 메이저 대회 + 올림픽 금메달을 한 해에 모두 차지하는 골든 그랜드슬램 기록을 남길 수 있습니다.
여자 선수 가운데는 슈테피 그라프(52·당시 서독)가 1988년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남자 선수 가운데는 아직 이런 기록을 남긴 인물이 없습니다.
조코비치는 5년 전에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2015 US 오픈 때부터 2016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우승을 연달아 차지하면서 골든 그랜드슬램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앤디 머리(34·영국·102위)에 내주면서 기대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분위기를 탄 머리는 리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조코비치는 리우 올림픽 때는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3·아르헨티나·745위)에게 패하면서 1회전 탈락을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2008 베이징(北京) 대회 때 동메달을 차지한 게 조코비치가 올림픽 무대에서 남긴 최고 성적입니다.
연도 | 금 | 은 | 동 |
2000 시드니 | 예브게니 카펠니코프 러시아 |
토미 아스 독일 |
아르노 디 파스퀘일 프랑스 |
2004 아테네 | 니콜라스 마수 칠레 |
마디 피시 미국 |
페르난도 곤살레스 칠레 |
2008 베이징 | 라파엘 나달 스페인 |
페르난도 곤살레스 칠레 |
노바크 조코비치 세르비아 |
2012 런던 | 앤디 머리 영국 |
로저 페더러 스위스 |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아르헨티나 |
2016 리우 | 앤디 머리 영국 |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 아르헨티나 |
니시코리 게이 일본 |
이번에는 이변이 없는 한 조코비치가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 삼국지를 쓰고 있는 라파엘 나달(35·스페인·3위), 로저 페더러(40·스위스·9위)가 이미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미니크 팀(28·오스트리아·6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36·스위스·30위), 닉 키리오스(26·호주·58위) 같은 스타 선수도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조코비치마저 빠졌다면 올림픽 코드가 썰렁하고 또 썰렁할 뻔했습니다.
조코비치에게 미리 올림픽 금메달 축하 인사를 건넵니다. Честитам, Ђок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