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골든 그랜드 슬래머'는 없습니다.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2020 도쿄(東京) 올림픽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조코비치는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有明) 콜리세움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4·독일·5위)에게 1-2(6-1, 3-6, 1-6)로 역전패했습니다.
올해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정상을 모두 차지한 조코비치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습니다.
그러나 츠베레프에게 덜미가 잡히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12일 윔블던 정상을 차지한 뒤에도 "도쿄 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반반"이라던 조코비치는 16일 "내 꼬마 친구 고지로(康次郞)를 실망시킬 수는 없다"면서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라파엘 나달(35·스페인·3위), 로저 페더러(40·스위스·9위) 같은 주요 경쟁자가 모두 불참해 조코비치가 금메달을 따는 게 떼어놓은 당상처럼 보였지만 결국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만약 노코비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와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 기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52·당시 서독)가 1988년 골든 그랜드 슬래머가 된 적이 있지만 남자부에서는 아직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조코비치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확률이 제로(0)가 된 건 아닙니다.
조코비치는 여자 테니스 랭킹 92위 니나 스토야노비치(25)와 짝을 이뤄 혼합 복식에도 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여전히 다음달 31일 막을 올리는 US 오픈에서 우승하면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전부 차지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 기록도 남길 수 있습니다.
아, 조코비치는 뒤이어 열린 혼합 복식 준결승에서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대표 아슬란 카라체프(28)-엘레나 베스니나(35) 조에 0-2(6-7, 5-7)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아아, 조코비치는 3, 4위 결정전에서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30·스페인·11위)에 1-2(4-6, 7-6, 3-6)으로 패했습니다.
혼합 복식 3, 4위전에서는 기권하면서 조코비치는 결국 '노 메달'로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