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탬파베이를 슈퍼볼 정상으로 이끈 톰 브래디(12번).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홈페이지

문. 드루 브리즈(42·뉴올리언스), 에런 로저스(38·그린베이), 패트릭 머홈스(26·캔자스시티). 이들의 공통점은?

 

원래 이 문제 정답은 "팀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 승리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적이 있는 쿼터백"이었습니다.

 

7일(이하 현지시간) 정답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이제 "2020∼2021 NFL 플레이오프에서 톰 브래디(44·탬파베이)에게 무플을 꿇은 쿼터백"이라는 답안도 정답입니다.

 

브래디가 이끄는 탬파베이는 디비전 라운드에서 뉴올리언스,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프전에서 그린베이를 물리치고 이번 시즌 슈퍼볼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날 안방 구장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5회 슈퍼볼에서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를 31-9로 꺾고 NFL 정상에 올랐습니다.

 

제55회 슈퍼볼이 진행 중인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탬파=로이터 뉴스1

NFL은 다른 리그에서 올스타전 장소를 정하는 것처럼 슈퍼볼 개최 구장을 미리 정해 놓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슈퍼볼 개최 장소가 탬파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이었습니다.

 

그 덕에 탬파베이는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안방 구장에서 (슈퍼볼 승리팀이 받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이 됐습니다.

 

조 몬태나(65)가 이끌던 샌프란스시코도 1984~1985 시즌 연고 지역에서 슈퍼볼 정상을 차지하기는 했습니다.

 

단, 이해 슈퍼볼은 당시 샌프란시스코 안방 구장 캔들스틱 파크가 아니라 스탠퍼드대 안에 있는 스탠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1976년 창단한 탬파베이가 NFL 정상을 차지한 건 창단 첫 우승을 경험한 2002~2003 시즌 우승 이후 18년 만입니다.

 

사실 탬파베이는 2010~2011 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10년 통산 정규리그 승률이 .369(59승 101패)밖에 되지 않던 만년 하위팀이었습니다.

 

브래디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한 이번 시즌에는 11승 5패(승률 .688)를 기록하며 NFC 전체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쳤습니다.

 

5위로 플레이오에 나간다는 건 홈 어드밴티지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지만 결국 슈퍼볼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탬파베이는 플레이오프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뜻에서 이날도 방문 경기 유니폼을 입고 슈퍼볼을 치렀습니다.

 

빈스 롬바르드 트로피를 들고 있는 톰 브래디. 탬파=AP 뉴시스

브래디는 이날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포함해 201야드를 따내면서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슈퍼볼 최다 MVP 선정 기록도 다섯 번으로 늘렸습니다.

 

앞선 네 차례 슈퍼볼 MVP는 모두 뉴잉글랜드 소속으로 받았습니다. 두 팀에서 슈퍼볼 MVP를 받은 건 브래디가 처음입니다.

 

브래디는 또 생애 10번째 슈퍼볼이었던 이날 통산 일곱 번째로 빈스 롬바디 트로피(슈퍼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선수는 물론이고 팀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이보다 슈퍼볼 우승을 많이 경험한 존재는 없습니다.

 

이날 전까지는 브래디와 본인이 여섯 차례 슈퍼볼 정상으로 이끈 뉴잉글랜드 그리고 피츠버그가 여섯 번으로 공동 1위였습니다.

 

선수 가운데는 찰스 헤일리(57·라인배커)가 다섯 번으로 역대 최다 우승 2위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헤일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1988~1989, 1989~1990), 댈러스(1992~1993, 1993~1994, 1995~1996)에서 세 번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네 번 우승을 경험한 공동 3위는 이번에 브래디와 함께 우승 반지를 추가한 롭 그롱카우스키(32·타이트엔드)를 포함해 총 34명입니다.

 

이 중 22명이 1970년대 네 차례(1974~1975, 1975~1976, 1978~1979, 1979~1980) 정상을 차지한 피츠버그 멤버 출신입니다.

 

슈퍼벌 경기 도중 관중 환호를 유도하고 있는 톰 브래디(오른쪽). 탬파=AP 뉴시스

이번이 열 번째 슈퍼볼 출전인 브래디는 팀을 슈퍼볼 무대로 가장 많이 이끈 쿼터백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 2위는 존 얼웨이(61)로 덴버를 다섯 차례 슈퍼볼 무대로 이끌어 그 중 두 번(1997~1998, 1998~1999)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덴버는 2014~2015 시즌에도 슈퍼볼 정상을 밟았는데 당시 쿼터백은 페이턴 매닝(45·은퇴)이었습니다.

 

매닝은 2006~2007 시즌 인디애나폴리스를 슈퍼볼 챔피언으로 만든 뒤 팀을 옮겨 한 번 더 정상을 밟았습니다.

 

두 개 팀을 슈퍼볼 우승으로 이끈 쿼터백은 매닝과 브래디뿐입니다.

 

롭 그롱카우스키(왼쪽)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톰 브래디. 탬파=AP 뉴시스

20년 동안 몸담았던 뉴잉글랜드를 떠나 탬파베이와 계약한 브래디가 구단에 제일 먼저 요구한 건 모든 선수 연락처였습니다. 팀 동료와 돈독한 관계를 맺으려고 먼저 다가갔던 것.

 

브래디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모든 팀원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슈퍼볼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브래디는 이와 함께 NFL에서 은퇴한 뒤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에서 활동하던 뉴잉글랜드 시절 단짝 그롱카우스키를 영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성폭행 혐의 등으로 다른 팀에서 계약을 꺼리던 '악동' 안토니오 브라운(33)이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게 된 것도 브래디 덕분이었습니다.

 

브래디는 이날 그롱카우스키에게 두 차례, 브라운에게 한 차례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하면서 자신이 이 둘을 원한 이유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탬파베이는 이날 1쿼터 종료 5분 14초 전 필드골을 허용하면서 0-3으로 뒤진 채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쿼터 종료 41초 전 브래디가 그롱카우스키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하면서 6-3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로는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캔자스시티로서는 '제2의 브래디'로 평가받는 지난해 슈퍼볼 MVP 머홈스가 탬파베이 압박 수비에 막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컸습니다.

 

머홈스는 이날 전체 패스 시도 49차례 가운데 26차례(53.1%)를 리시버에게 연결하는 데 그쳤습니다.

 

터치다운 패스는 하나도 없었고 가로채기만 두 차례 당했습니다.

 

새 시즌에도 현역으로 뛰겠다는 뜻을 밝힌 톰 브래디. 탬파=AP 뉴시스

자기보다 18살 어린 쿼터백을 물리치고 정상에 섰지만 브래디는 여전히 물러날 생각이 없습니다.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슈퍼볼 우승 최고령 쿼터백 기록을 새로 쓴 브래디는 "우리는 (내년에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래디가 다음 시즌 한 번이라도 팀을 승리로 이끌게 되면 역대 최고령 승리 쿼터백 기록도 새로 쓸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비니 테스타베르드(58·당시 캐롤라이나)가 2007년 12월 2일 기록한 44세 19일이 기록입니다.

 

브래디는 8월 3일에 만 44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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