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시즌부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당 정규리그 경기 숫자가 17경기로 늘어납니다.
30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NFL 이사회에서 각 팀 구단주는 지난 시즌까지 16경기였던 팀당 정규리그 숫자를 1경기 늘리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NFL 사무국과 선수 노동조합은 지난해 3월 단체협약(CBA)을 새로 체결하면서 '2021~2022 시즌부터 팀당 경기 숫자를 17경기로 늘릴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상태였습니다.
이날 이사회를 통해 이 조항이 실제로 효력을 발생하게 된 겁니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이날 이사회 결과에 대해 "NFL 역사에 기념비적인 결정"이라고 평했습니다.
경기 숫자가 늘어나는 게 선수에게는 달가운 일은 아닙니다. 경기 숫자가 늘어난다는 건 '노동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과 똑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NFL 사무국은 '임금 인상'을 당근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전체 수익 가운데 47%가 선수 몫이었는데 17경기로 일정을 늘리면 48.5%로 파이 조각을 키우겠다고 제안했던 것.
NFL 사무국에 따르면 이 1.5%포인트 차이에 따라 선수 몫이 약 1억 달러(약 1149억 원) 정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도 스타 플레이어 사이에서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파이 크기에 관계없이 어차피 연봉이 많은 선수에게 경기 숫자가 늘어난다는 건 부상 위험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투표 결과 새 CBA 내용에 찬성한 선수는 1019명으로 반대(959명)보다 딱 50표가 더 나왔을 뿐이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NFL은 마침내 경기 숫자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NFL은 1978~1979 시즌을 앞두고 팀당 정규리그 경기 숫자를 14경기에서 16경기로 늘렸습니다.
이후 43년 동안 파업 등으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한 적은 있어도 예정 경기 숫자 자체를 바꾼 적은 없습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정규리그 경기 숫자가 홀수가 되면 일정 조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안방과 방문 경기 숫자를 반반으로 나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NFL은 프리시즌(시범경기) 일정을 4경기에서 1경기 줄여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러면 각 팀은 한 시즌에 총 20경기(프리시즌 3경기+정규시즌 17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그다음 프리시즌 때 2경기를 안방에서 치르는 팀은 정규리그 때는 8경기만 안방에서 치르고, 프리시즌 때 안방 경기가 한 번밖에 없는 팀은 정규리그 때는 안방에서 9경기를 치르도록 조정했습니다.
이러면 어느 쪽이든 안방과 방문 경기가 똑같이 10경기가 됩니다.
물론 그다음 시즌에는 '2+8' 조합이었던 팀과 '1+9' 조합이었던 팀을 바꿔서 균형을 맞춥니다.
NFL에는 총 32개 팀이 참가합니다.
이 중 16개 팀은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소속이고, 나머지 16개 팀은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소속입니다.
각 콘퍼런스는 다시 동·서·남·북부 4개 지구로 나뉘며, 각 지구에는 4개 팀이 속해 있습니다.
NFL은 이 구조에 따라 (더럽게 복잡하게) 일정을 짭니다.
지난 시즌 슈퍼볼 챔피언 탬파베이(NFC 남부 지구 소속)가 새 시즌 정규리그 때 어떤 일정을 소화하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 주 | 장소 | 상대팀 | 콘퍼런스 | 지구 |
| 1 | 안방 | 댈러스 | NFC | 동부 |
| 2 | 안방 | 애틀랜타 | NFC | 남부 |
| 3 | 방문 | 로스앤젤레스(LA) 램스 | NFC | 서부 |
| 4 | 방문 | 뉴잉글랜드 | AFC | 동부 |
| 5 | 안방 | 마이애미 | AFC | 동부 |
| 6 | 방문 | 필라델피아 | NFC | 동부 |
| 7 | 안방 | 시카고 | NFC | 북부 |
| 8 | 방문 | 뉴올리언스 | NFC | 남부 |
| 9 | 휴식(Bye Week) | |||
| 10 | 방문 | 워싱턴 | NFC | 동부 |
| 11 | 안방 | 뉴욕 자이언츠 | NFC | 동부 |
| 12 | 방문 | 인디애나폴리스 | AFC | 남부 |
| 13 | 방문 | 애틀랜타 | NFC | 남부 |
| 14 | 안방 | 버펄로 | AFC | 동부 |
| 15 | 안방 | 뉴올리언스 | NFC | 남부 |
| 16 | 방문 | 캐롤라이나 | NFC | 남부 |
| 17 | 방문 | 뉴욕 제츠 | AFC | 동부 |
| 18 | 안방 | 캐롤라이나 | NFC | 남부 |
일단 안방에서 8경기를 치릅니다. 이를 통해 프리시즌 때는 안방에서 2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탬파베이는 NFC 소속이지만 AFC 소속팀과도 5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전체 일정 가운데 29.4%를 반대쪽 콘퍼런스 소속팀과 맞붙는 겁니다.
또 상대팀 소속 지구도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팀을 소속 콘퍼런스와 지구에 따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지구 | 안방 | 방문 | 합계 |
| NFC 남부 | 3 | 3 | 6 |
| NFC 동부 | 2 | 2 | 4 |
| NFC 서부 | 0 | 1 | 1 |
| NFC 북부 | 1 | 0 | 1 |
| AFC 동부 | 2 | 2 | 4 |
| AFC 남부 | 0 | 1 | 1 |
| 합계 | 8 | 9 | 17 |
탬파베이는 일단 같은 지구(NFC 남부) 소속인 3개 팀(뉴올리언스, 애틀랜타, 캐롤라이나)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6경기를 치릅니다.
이어 NFC 동부 소속 4개 팀 가운데 뉴욕 자이언츠, 댈러스는 안방으로 불러들이고 워싱턴과 필라델피아로는 방문 경기를 떠납니다.
같은 콘퍼런스 안에서 지구끼리 짝을 지어 2경기는 안방, 2경기는 방문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겁니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남부와 동부가 짝을 이루니까 반대편에서는 북부와 서부가 짝을 이루게 됩니다.
이 '짝궁 지구'는 세 시즌을 주기로 시즌마다 바뀝니다. 남부 지구는 동부 → 서부 → 북부 순서로 짝을 이룹니다.
그렇다고 NFC 남부 지구 팀이 NFC 북부, 서부 지구 팀과 아예 경기를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 지구 내 순위가 같았던 팀이 짝궁입니다.
탬파베이는 2020~2021 시즌 NFC 남부 지구 2위였습니다.
그래서 NFC 서부 지구 2위였던 로스앤젤레스(LA) 램스, 북부 지구 2위였던 시카고와 각 한 경기를 치릅니다.
| 콘퍼런스 | 지구 | 1위 | 2위 | 3위 | 4위 |
| NFC | 동부 | 워싱턴 | 뉴욕 자이언츠 | 댈러스 | 필라델피아 |
| 서부 | 시애틀 | LA 램스 | 애리조나 | 샌프란시스코 | |
| 남부 | 뉴올리언스 | 탬파베이 | 캐롤라이나 | 애틀랜타 | |
| 북부 | 그린베이 | 시카고 | 미네소타 | 디트로이트 | |
| AFC | 동부 | 버펄로 | 마이애미 | 뉴잉글랜드 | 뉴욕 제츠 |
| 서부 | 캔자스시티 | 라스베이거스 | LA 차저스 | 덴버 | |
| 남부 | 테네시 | 인디애나폴리스 | 휴스턴 | 잭슨빌 | |
| 북부 | 피츠버그 | 볼티모어 | 클리블랜드 | 신시내티 |
여기까지 12경기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나머지 5경기는 반대편 콘퍼런스 소속팀과 맞붙습니다.
이번에도 첫 단계는 '짝짓기'입니다. 새 시즌 NFC 남부 지구 소속팀은 AFC 동부 지구 팀과 짝을 이룹니다.
마이애미, 버펄로와는 안방 경기만 치르고 뉴욕 제츠, 뉴잉글랜드와는 방문 경기만 치릅니다.
그러면 경기도 한 경기, 팀도 인디애나폴리스 한 팀만 남습니다.
왜 인디애나폴리스일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인디애나폴리스가 지난 시즌 AFC 남부지구 2위였다는 겁니다.
네, 마지막 상대는 반대 쪽 콘퍼런스 특정 지구에서 똑같은 순위를 남긴 팀입니다.
이 특정 지구는 '4년 주기 로테이션'으로 정합니다. NFC 남부 지구는 AFC 남부 → 서부 → 동부 → 북부 지구 소속 팀과 차례대로 맞붙습니다.
새 시즌 NFL 정규리는 9월 9일 막을 올려 내년 1월 9일에 막을 내립니다.
AFC 챔피언과 NFC 챔피언이 맞붙는 슈퍼볼은 내년 2월 13일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