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상을 뒤집어 놓았지만 아직 그대로인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0·미국·세계랭킹 11위)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는 여전히 23개입니다.
우승 트로피를 한 개만 더 수집하면 마거릿 코트(79·호주)와 함께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타이 기록을 쓸 수 있지만 4년 가까이 우승이 없는 상황.
윌리엄스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2017년 호주 오픈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 대회가 끝난 뒤 출산 휴가를 떠났던 윌리엄스는 복귀 후 메이저 대회에 10차례 출전했지만 아직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습니다.
윌리엄스는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예정보다 3주 늦은 8일 막을 올리는 올해 호주 오픈에서 다시 24번째 메이저 우승 기록에 도전합니다.
사실 윌리엄스는 2017년 이 대회 우승으로 프로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역대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그 전까지는 슈테피 그라프(52·독일)와 윌리엄스가 22회로 공동 1위 기록 보유자였습니다.
코트는 24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 가운데 13차례가 오픈 시대 이전 기록입니다.
그래도 윌리엄스로서는 역대 통산 최다 기록을 쓰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윌리엄스가 올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려면 역시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4·일본·3위)를 넘어서야 합니다.
오사카는 2018년 US 오픈 결승전에서 난리 부르스 끝에 윌리엄스를 물리치면서 '포스트 윌리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선수.
오사카는 지난해 US 오픈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면서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메이저 대회 3회 우승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오사카가 올해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면 2019년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서 윌리엄스와 오사카가 모두 5연승을 거둔다면 두 선수는 준결승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여자 테니스는 앙겔리크 케르버(33·독일·25위)가 호주 오픈과 US 오픈에서 우승한 2016년 이후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두 번 이상 우승한 선수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
지난해에도 호주 오픈에서는 소피아 케닌(23·미국·4위), US 오픈에서는 오사카 그리고 프랑스 오픈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20·폴란드·17위)가 각각 우승 트로피를 가져 갔습니다.
이들 이외에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안고 뛰는 랭킹 1위 애슐리 바티(25·호주), 2위 시모나 할레프(30·루마니아) 역시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2019년 US 오픈 챔피언 비앙카 안드레스쿠(21·캐나다·8위) 역시 올해는 건강한 모습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해 호주 오픈 역시 누가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겁니다.
반면 남자부에서는 역시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1위)가 독보적인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 오픈에서 이 대회 최다인 여덟 번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가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통산 우승 횟수를 열여덟 번으로 늘리게 됩니다.
이 우승을 가장 달갑지 않게 생각할 선수로는 역시 라파엘 나달(35·스페인·2위)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09년 챔피언인 나달이 12년 만에 다시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다면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을 '단독'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나달과 나란히 20승을 기록 중인 로저 페더러(40·스위스·5위)는 무릎 부상으로 이미 불참을 선언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