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프랑스 오픈 때까지는 메이저 테니스 대회 최다승 기록 주인공이 바뀌지 않게 됐습니다.
라파엘 나달(35·스페인·세계랭킹 2위)이 스물한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 수집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나달은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1 호주 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6위)에 2-3(6-3, 6-2, 6-77-4, 4-6, 5-7)로 역전패했습니다.
1~4회전에서 전부 3-0 완승을 거둔 나달은 이날도 첫 두 세트를 여유 있게 따내면서 4강 진출을 확정하는 듯 보였습니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3세트를 내준 뒤에도 4세트 8번째 게임까지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내주지 않고 버텼지만 결국 아홉 번째 게임에 무너지면서 2-2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5세트 때도 열 번째 게임까지 버텼지만 열한 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허용하면서 결국 4시간 5분에 걸친 경기는 치치파스 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치치파스가 나달은 꺾은 건 2019년 마드리드 오픈 준결승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입니다.
공교롭게도 치치파스와 여덟 번 대결을 벌인 나달은 치치파스를 상대로 3연승 후 1패를 당하는 패턴을 두 번 반복하게 됐습니다.
나달은 경기 후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부족했다. 항상 싸우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데 오늘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나달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때문에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맨 뒤로 일정을 미룬 지난해 프랑스 오픈에서 생애 20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나달이 이번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다면 2회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과 함께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21회) 우승 기록도 새로 쓸 수 있던 상황.
그러나 2019년 이 대회 4강 진출자 출신인 치치파스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최다 우승 도전 기회를 최소한 프랑스 오픈 때까지 미루게 됐습니다.
이날 나달이 탈락하면서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1위)가 호주 오픈 3연패를 차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조코비치는 18일 아슬란 카라체프(28·러시아·114위)를 상대로 4강전을 치릅니다.
조코비치가 올해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면 생애 열여덟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