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세계 간호사의 날(5월 12일)'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서 싸우고 있는 간호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외야 잔디를 꾸민 메이저리그 보스턴 안방 펜웨이 파크. 보스턴 홈페이지


역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시즌 내내 안방 구장을 비우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대신 관중석은 시즌 내내 비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메이저리그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지금까지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각 팀 안방 구장 대신 스프링캠프지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구장 11곳이 반경 50마일(약 80㎞) 안에 몰려 있는 애리조나에서 리그를 치르자고 했다가 나중에는 플로리다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각 팀 원래 안방 구장에서 단축 시즌을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을 선수 노동조합에 제안했다"고 AP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을 축하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관중. 보스턴 글러브 홈페이지


이 방안에 따르면 올해 메이저리그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막을 올립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은 7월 4일이고 올해는 토요일입니다.


이날 개막을 하려면 늦어도 6월 중순에는 스프링(?)캠프를 재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막이 늦은 만큼 팀당 경기 숫자는 162 경기에서 82 경기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같은 지구에 속한 팀들끼리만 경기를 치릅니다.


그러니까 (제 응원팀) 보스턴을 예로 들면 시즌 내내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탬파베이, 토론토 등 아메리칸(AL) 동부지구 소속 팀하고만 맞붙는 겁니다.


여기에 상대 리그 같은 지구 소속팀과 맞붙는 인터리그 경기가 덧붙습니다.


역시 보스턴을 예로 들면 뉴욕 메츠, 마이애미, 애틀랜타,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소속 네 팀과 인터리그를 치르는 겁니다.



참고로 제도를 처음 도입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인터리그는 원래 상대 리그 같은 지구 소속팀끼리 붙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러다 2006년부터 '지구 로테이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지구끼리 짝을 지어 돌아가면서 3년에 한번씩 맞대결을 벌이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르면 원래 올해 AL 동부지구는 NL 중부지구, NL 동부지구는 AL 서부지구와 맞붙을 차례였습니다.


또 원래 인터리그 때는 AL 팀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재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게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셔널리그도 이번 시즌에 한해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자'고 사무국에서 선수 노조에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메이저리그 현역 엔트리 숫자는 26명에서 30~50명 사이로 늘어납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 숫자도 원래 10팀에서 14팀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2년부터 포스트시즌 제도를 이렇게 손질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덕분에(?) 이를 앞당겨 시행하려는 겁니다.



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선수 노조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실제로 일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선수 노조 동의를 얻는 데 제일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평가받는 내용은 역시 '돈'입니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원래 개막일이었던 3월 26일 이번 시즌 연봉을 경기수에 따라 나눠받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만약 원래 한 시즌 50.6%에 해당하는 82 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연봉도 50.6%를 받기로 한 겁니다.


그런데 이번 제안에는 여기서 연봉을 더 깎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면 수익이 줄어들 테니 구단주 쪽에서 선수 노조에 '고통 분담'을 요구한 겁니다.


물론 선수 노조는 '이미 3월에 다 끝난 이야기'라고 맞설 개연성이 큰 상황입니다.


그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개막 확정 소식을 들으려면 아마 협상 결렬 뉴스를 몇 차례 더 경험해야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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