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월드컵 3차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기념 촬영한 한국 대표 선수들. FIVB 제공 


일본 청소년 대표한테 졌다고 한국 여자 배구가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썼으니 개인적으로 민망한 건 사실이지만 이런 민망함은 100번을 겪는대도 사실 기분 나쁠 게 없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사실상 일본 20세 이하 대표팀에 패했던 한국 대표팀이 이번에는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일본 시니어 대표팀을 물리쳤습니다.


한국은 16일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 월드컵 3차전에서 일본에 3-1(23-25, 25-19, 25-22, 27-25)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대표팀 감독은 "한일전은 언제나 버겁다. 오늘은 모든 선수가 코트 위에서 자기 몫을 다했다"면서 "우리는 어제 (도미니카공화국에 1-3으로 패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오늘은 2% 더 노력했고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인터뷰했습니다.


한국 대표팀 주장 김연경(31·에즈자즈바시으)은 "블로킹과 수비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면서 공격에서도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면서 "일본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뛰더라"하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이날 블로킹에서 일본에 17-3으로 앞섰습니다.


FIVB 랭킹 9위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일본(6위)과 통산 상대 정적에서 54승 90패(승률 .375)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단, 올해 A 대표팀 맞대결만 따지면 2전 전승입니다. 한국은 충남 보령에서 열린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5주차 경기 때도 일본을 3-0으로 꺾었습니다.


총 11점을 올리면서 '중앙 싸움'에서 승리를 안긴 김수지(왼쪽). FIVB 제공


이날 한국에서 득점을 제일 많이 한 건 26점을 올린 이재영(23·흥국생명·레프트)이지만 승부 흐름을 돌린 선수는 김수지(32·IBK기업은행·센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수지는 이날 블로킹 6득점, 서브 1득점 등 총 11점(공격 성공률 44.4%)을 올렸습니다.


배구에서 가운데가 터져야 양 날개도 더욱 힘을 받는다는 건 기본 상식. 김수지와 대각에 서는 양효진(30·현대건설)이 1, 3세트에 각 한 점씩 총 2득점(블로킹 1점)에 그쳤다는 점에서 김수지의 활약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잠실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시카와 마유(石川眞佑·19·도레이)가 팀내 최다인 17점을 올렸지만 승패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이시카와는 "오늘은 실수가 너무 많았다. 한국이 모멘텀을 잡고 있을 때 우리가 흐름을 바꾸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말했습니다.


1승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17일 휴식을 취한 뒤 18일 러시아와 4차전을 벌입니다. 한국으로서는 러시아 역시 이겨야 할 이유가 있는 팀. 이번에도 승전보를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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