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 신분을 나타내는 조끼를 입고 코트에 들어선 백목화.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선수에서 바리스타로 변신했다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 백목화(30·IBK기업은행)가 또 한번 변신을 선택했습니다.
원래 레프트로 뛰던 백목화는 6일 광주 빛고을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맞붙은 '여자 프로배구 4개 구단 초청 경기'에 리베로로 출전했습니다.
이 경기 또는 이번 대회에만 리베로로 나서는 게 아닙니다. 백목화는 V리그 때도 아예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꿀 계획입니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한 달 정도 (리베로 변신을) 준비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백목화는 "(KGC인삼공사에서 2015~2016 시즌을 마친 뒤) 배구를 그만두기 전부터 공격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지난 시즌을 앞두고) 돌아와서도 자신감이 없었다. 감독님과 함께 예전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 "감독님께서 '리시브와 연결이 좋으니 포지션을 바꿔 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하셨고 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포지션 변경을) 선택하게 됐다"며 "레프트로 서브를 받는 것과 리베로 자리에서 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직 연습이 충분하지 않다. 더 노력하면 익숙해지리라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백목화는 이어서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다 보니 다른 리베로보다 수비는 떨어진다. 서브 리시브에 더 집중해 리시브에 최적화된 리베로가 되고 싶다"며 "임명옥(33·한국도로공사) 선수처럼 노력하게 플레이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작전 지시 중인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 KOVO 제공
김 감독은 "백목화는 기본기가 뛰어나다. (원래 리베로를 맡았던) 박상미(25), 한지현(25)은 세터 염혜선(28), 이나연(27)보다 후배다. 그래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며 "공격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IBK기업은행에 새로 합류한) 표승주(27)가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른쪽에는 김희진(28)도 있으니 백목화를 리베로로 돌렸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김 감독은 김희진을 IBK기업은행에서 원래 뛰던 자리인 센터가 아니라 국가대표 팀처럼 라이트로 기용하고 싶어 합니다. 김 감독은 "소속팀과 국가대표 팀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김희진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 중이라 본인 생각을 묻지는 못했다. 김희진과 이야기를 해보고 최종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희진이 라이트로 옮기게 되면 김수지(32)와 대각에 설 센터 자원을 보강해야 합니다. 김 감독은 "마침 신인 드래프트 때 장신(186㎝) 센터 최가은(18·일신여상)을 뽑았다. 기존 선수 중에서는 김현지(20) 변지수(22)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어린 친구들 가운데 조금이라도 나은 선수를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