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당시 다우디 오켈로.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새 외국인 선수를 확정했습니다. 주인공은 (많은 분이 예상하셨던 것처럼) 터키 리그 득점 선두 다우디 오켈로(24·우간다)입니다. 오켈로는 원래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였던 에르난데스(28·쿠바)와 달리 오른쪽 날개 공격수입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1일 "계약서에 사인을 마친 상태다. 단, 현재 소속팀 이사회 동의를 얻어야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르면 열흘쯤 뒤에는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사전 선호도 평가 때 9위에 올랐던 오켈로는 이번 시즌 '스포르 토토'에서 뛰면서 5주차까지 세트당 득점 1위(6.3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사이 팀도 5전 전승을 기록했습니다.
터키 리그 경기에서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는 오켈로(왼쪽 두 번째). 터키배구연맹 홈페이지
이런 상황이라면 선수를 내주기 싫은 게 당연한 일. 스포르 토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돈이 아쉬운 팀도 아닙니다. 게다가 한국 팀이 '오켈로를 달라'며 스포르 토토에 접근한 게 현대캐피탈이 처음도 아니었습니다.
차이라면 이번에는 선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 오켈로가 "현대캐피탈로 보내주지 않으면 배구를 그만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사실 오켈로로서는 한국행이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트라이아웃에 나오지 않았을 터. 한국에 오면 연봉이 10만 달러(약 1억1600만 원) 이상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 현대캐피탈은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선수 관리 시스템을 자랑하는 팀이기에 다른 국내 팀과도 사정이 다릅니다.
키 201㎝, 몸무게 92㎏인 오켈로는 2016~2017 시즌 불가리아 리그에서 프로 선수로 첫 발을 내딛었으며 최근 세 시즌 동안에는 터키에서 해마다 팀을 바꿔 가면서 뛰었습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배구를 시작한 것 자체가 5년밖에 되지 않은 선수"라면서 "원래 육상을 하다가 농구로 전향했는데 몸싸움이 싫어서 배구로 전향했다고 들었다. 집안도 좋고 대학 교육까지 받은 선수"라고 전했습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에서 상당한 이적료를 지불했을 것"이라면서 "60만 유로(약 7억7000만 원) 정도를 주지 않았다면 데려오기 힘든 선수"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현대캐피탈에서는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렇다고 오켈로가 모든 게 다 좋은 건 아닙니다. 그랬으면 진작 드래프트로 뽑았겠죠. 서브가 '쥐약'입니다.
오켈로는 이번 시즌 서브를 52번 시도했는데 이 중 에이스로 연결한 건 2번(3.8%)뿐입니다. 참고로 (리그 차이는 감안해야 하겠지만) 서브가 약하기로 소문났던 전 삼성화재 타이스(28·네덜란드)도 지난 시즌 서브를 408번 시도해 그 중 35번(8.6%)을 서브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