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2028 여름 올림픽 때는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보다 더 많이 참가합니다.
물론 올림픽 13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현지시간)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8 LA 올림픽 프로그램을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LA 올림픽에 참가하는 여자 선수는 5655명으로 남자 선수(5543명)보다 112명 더 많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여자 선수가 50.5%, 남자 선수가 49.5%입니다.
IOC에서 여자 선수가 참가할 수 있는 세부 종목에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한 건 2024 파리 대회 때 시행착오가 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IOC는 당시에도 남녀 선수 숫자를 똑같이 맞춰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그러면서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양성평등을 실현했다고 홍보했습니다.
다만 실제 참가 인원은 남자가 5712명(50.9%)으로 여자(5503명·49.1%)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에 여지를 아예 주지 않는 방법을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파리 대회와 비교했을 때 여자 선수 숫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축구입니다.
파리 올림픽 축구에는 남자 선수(288명)가 여자 선수(216명)보다 72명 더 많이 참가했습니다.
LA 대회 때는 거꾸로 여자 선수가 288명, 남자 선수가 216명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파리 대회 때까지 올림픽 축구에는 남자부 16개 팀, 여자부 12개 팀이 참가했는데 LA 대회 때는 반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There will be a significant change with regards to men's and women's football at the Olympic Games @LA28, as outlined by IOC Sports Director Kit McConnell.
— IOC MEDIA (@iocmedia) April 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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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 매코널 IOC 스포츠 디렉터는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여자 축구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할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LA 올림픽 개최국 미국이 여자 축구에서 남자 축구보다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겁니다.
여자 축구가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것도 역시 미국에서 열린 1996 애틀랜타 대회가 처음이었습니다.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여덟 차례 올림픽에서 금 5개, 은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만 8강 토너먼트에서 승부차기 끝에 스웨덴에 3-4로 패해 메달을 걸지 못했을 뿐입니다.
역사 단체 구기 종목인 수구도 파리 대회 때까지는 남자부는 12개 팀(132명), 여자부는 10개 팀(110명)이 참가했지만 LA 대회부터는 12개 팀으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수영은 파리 대회 때도 여자 선수(772명) 남자 선수(648명)보다 74명 더 많이 출전하던 종목이었는데 이번 조정으로 96명까지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31개 기초 종목 참가 선수는 여자 5333명(50.8%), 남자 5167명(49.2%)으로 여자가 166명 더 많습니다.
대신 추천 종목인 야구·소프트볼에 남자 (야구) 선수 144명, 여자 (소프트볼 ) 선수 90명을 배정하면서 차이가 112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야구와 소프트볼 모두 6개 팀이 참가하는데 엔트리 숫자가 서로 달라 인원에 차이가 납니다.
성별 세부 종목 = 금메달 숫자는 △남자부 165개(47.0%) △여자부 161개(45.9%) △혼성부 25개(7.1%)로 여전히 남자부가 더 많습니다.
LA 올림픽 때는 △골프 △기계 체조 △양궁(컴파운드) △탁구에도 혼성 단체전이 생깁니다.
(컴파운드는, 한국이 세계 최강인 '리커브'와 달리, 도르래가 달린 활을 쏘는 종목입니다.)
또 조정 하위 종목인 '코스탈 비치 스프린트(Costal Beach Sprints)'도 이번에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면서 혼성 경주를 포함했습니다.
육상은 파리 대회 때는 1600m 계주, 경보에 혼성부 경주가 있었는데 LA 대회 때는 경보 대신 400m 계주를 혼성부 경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세부 종목 숫자 351개 역시 올림픽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이전에는 (실제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東京) 대회 때 339개가 최다였습니다.
파리 대회는 329개로 LA 대회보다 22개가 적었습니다.
세부 종목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수영입니다.
자유형에만 있던 50m가 배영, 접영, 평영에도 생기면서 남녀부를 합쳐 6개 세부 종목이 늘었습니다.
파리 대회 때까지 추천 종목이었던 스포츠 클라이밍도 정식 종목이 되면서 △리드 △볼더링 △스피드 세 종목에 따로따로 금메달이 걸렸습니다.
파리 대회 때는 리드와 볼더링을 묶어서 세부 종목 하나로 처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은 복싱도 여자부 체급이 6개에서 7개가 되면서 세부 종목이 하나 늘었습니다.
파리 대회 때는 66kg급 다음에 바로 75kg 초과급이었는데 LA 대회 때는 중간에 70kg급을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복싱도 남녀 체급 숫자를 똑같이 맞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