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와 플래그 풋볼이 올림픽 데뷔전을 치릅니다.
라크로스는 120년, 크리켓은 128년 만에 올림픽으로 돌아옵니다.
야구·소프트볼도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및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제안한 5가지 추가 종목 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IOC 어젠다 2020에 따라 대회 조직위에서 추천한 종목은 IOC 집행위원회 검토와 총회 의결을 거치면 28개 기초 종목과 똑같이 정식 종목 지위를 얻습니다.
(실제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는 △가라테(空手) △서핑 △스케이트보딩 △스포츠클라이밍 △야구·소프트볼이 추가 종목이었습니다.
내년 파리 대회 때는 가라테와 야구·소프트볼이 빠지는 대신 브레이킹이 추가 종목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IOC 집행위원회와 총회는 15~17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립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이 계실까 봐 말씀드리면 스쿼시는 전후좌우 벽을 이용해 공을 주고받는 라켓 스포츠입니다.
사촌 격인 라켓볼은 천장까지 사용하지만 스쿼시는 천장을 맞추면 아웃입니다.
공이 말랑해 찌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에 스쿼시(squash)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스쿼시가 올림픽 무대에 등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1998년 방콕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이었습니다.
플래그 풋볼은 한 마디로 몸싸움 없는 미식축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미식축구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려면 선수를 바닥에 넘어뜨려야 합니다.
플래그 풋볼은 허리에 차고 있는 깃발을 떼어 내면 걸로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식축구도 1904년 세인트루이스, 1932년 LA 대회 때 올림픽 시범 종목이었습니다.
프랑스어 정관사 'La'와 막대를 뜻하는 'crosse'를 합친 라크로스는 그물이 달린 막대를 이용해 공을 주고받다가 골대에 넣어 점수를 올리는 경기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총 8개 팀이 참가하는 프리미어 라크로스 리그(PLL)도 현재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서는 '미국 대학 진학용'으로 저변을 넓혔기 때문에 외국어고에서는 라크로스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때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와 1908년 런던 대회 때 정식 종목이었습니다.
야구와 8촌 정도 사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켓은 사실 방망이와 공으로 하는 종목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6개 팀이 참가하는 메이저리그 크리켓(MLC)이 올해 개막 시즌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크리켓은 1900년 파리 대회 때 딱 한 번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 광저우(廣州), 2014년 인천 그리고 이번 항저우(杭州) 대회 때 정식 종목이었습니다.
LA가 올림픽 개최지가 됐을 때부터 야구가 다시 정식 종목이 되리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습니다.
대회가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들도 각국 대표로 참가할 확률이 높습니다.
MLB 사무국은 2020 도쿄 대회 때 이미 40인 로스터 안에 이름을 선수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LA 올림픽은 2028 MLB 시즌이 한창일 7월 14~30일 열립니다.
이번 IOC 총회에서는 근대 5종, 복싱, 역도도 LA 대회 프로그램 진입을 노립니다.
근대5종은 승마 경기에서 말을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 때문에 기초 종목에서 빠졌던 것뿐이라 프로그램에 다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일)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역도 역시 도핑 검사를 국제검사기구(ITA)에 맡기기로 한 만큼 복귀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 복싱은 '총체적 난국'에 가까운 상황이라 1912년 스톡홀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출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