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MLB

홈런 신기록이 터졌다.


홈런 신기록이 터졌다.

요즘 이 문장은 배리 본즈를 떠올리게 만들어야 옳다. 하지만 문제의 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 소속이 아니다. 그리고 아마 은퇴할 때까지 이 홈런이 마지막 홈런이 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미네소타 트인스의 외야수 제이슨 타이너. 타이너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1,224 타수만에 커리어 첫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물론 이 홈런 가뭄(Home Run Drought)은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다.


사실 타이너는 홈런과는 정말 거리가 먼 선수. 지난 2004년 마이너리그에서 홈런을 때리기 전까지 2,631 타수 동안 홈런을 때리지 못했던 적도 있다. 그러니까 고교 시절부터 대학을 거쳐, 마이너리그에 이르기까지 홈런을 단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타이너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편은 소위 '타이너 쉬프트'를 구사하곤 한다. 물론 강타자를 상대로 한 쉬프트와 거리가 먼 형태다. ESPN의 컬럼니스트 빌 시몬스에 따르면 타이너 쉬프트란

all nine defensive players were standing between the first base side and the on-deck circle.
모든 수비수들이 1루 라인과 대기 타석 사이에 위치하는 것

이런 선수가 커리어 첫번째 홈런을 쳤으니 팀 동료들이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아마도 이 팀의 2루수 루이 카스티요는 마음이 그리 편치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카스티요가 마지막으로 홈런을 때린 건 지난 해 7월 16일. 그리고 600 타수를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홈런이 없다. 타이너의 기록에는 아직 절반 정도밖에 못 미치는 수치지만, 어쨌든 역대 2위 기록임에는 틀림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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