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그 선수' 이름은 켈빈 킵툼(24·케냐)이 될 모양인가 봅니다.
킵툼은 8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0분 35초로 우승했습니다.
마라톤 역사상 2시간 1분대 벽을 무너뜨린 건 킵툼이 처음입니다.
이전까지는 엘리우드 킵초게(39·케냐)가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1분 9초가 기록이었습니다.
지난해 킵초게가 기록을 세웠을 때 '마라톤 정식 코스를 2시간 안에 뛰는 선수를 볼지도 모르겠다'고 썼습니다.
이로부터 379일 만에 마라톤 세계 최고 기록이 34초 줄었습니다.
여기서 36초만 더 줄이면 마라톤은 정말 '서브 2'(마라톤 풀 코스를 2시간 이내에 뛰는 일)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킴툼 또는 킵초게가 당장 다음 레이스에서 2시간 벽을 무너뜨린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킵초게는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 때 59분 51초에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레이스 후반부도 이 속도로 뛰면 1시간59분42초에 42.195km를 완주할 수 있던 페이스였습니다.
그러나 속도가 떨어지면서 결국 2시간에서 1분 9초가 지난 뒤에야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킵툼은 반환점을 돌 때 1시간 48초로 킵초게보다 57초가 늦었지만 거꾸로 후반부 페이스가 더 좋았습니다.
킴툽은 지난해 12월 4일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풀 코스에 처음 도전해 2시간 1분 53초로 우승했습니다.
마라톤 데뷔전 역대 최고 기록이자 당시 기준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
이어 올해 런던 마라톤(4월 23일) 때는 이 기록을 28초 단축하면서 2시간 1분 25초로 역시 월계관을 썼습니다.
이보다 마라톤 풀 코스를 빨리 뛴 건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 때 킵초게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단, 42.195km 기준으로는 킵초게가 이날 킵툼보다 더 빨리 뛴 기록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킵초게는 2019년 영국 석유화학기업 이네오스에서 서브 2가 정말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세계육상연맹(WA) 규정을 어겨가면서 만든 이벤트에서 1시간59분40초에 42.195km를 뛴 적이 있습니다.
킵초게가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20km를 뛸 때까지는 사실 이때보다 페이스가 더 좋았습니다.
킵초게는 이미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아직 20대 중반인 킵툼이라면 실제 마라톤 코스에서도 서브 2가 가능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