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정말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마라톤 정식 코스를 2시간 안에 뛰는 선수를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그 선수 이름이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아닐 확률이 더 높은 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래도 킵초게가 현재 지구에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을 통틀어 42.195km를 가장 빨리 뛴 사람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킵초게는 25일(이하 현지시간) 2022 베를린 마라톤에 참가해 2시간1분09초에 완주하면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시간1분09초는 자신이 2018년 이 대회에서 세웠던 종전 세계 최고기록(2시간1분39초)을 30초 앞당긴 새 최고기록입니다.
이날 10km 지점을 28분23초, 15km 지점을 42분32초에 통과한 킵초게는 59분51초에 반환점을 돌면서 '서브 2'(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일)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25km 지점에서 페이스메이커가 모두 레이스를 중단한 데다 반환점까지 킵초게를 잘 따라오던 안담락 벨리후(24·에티오피아)마저 처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탓에 30km 지점을 통과할 때는 1시간25분40초까지 페이스가 뒤쳐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 서브 2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었지만 세계 최고기록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킵초게는 결승점인 브란덴부르크문을 통과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사실 킵초게는 2019년 10월 1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42.195km를 1시간59분40초에 주파한 적이 있습니다.
단, 정식 대회는 아니었고 인간이 정말 42.195km를 뛰는 게 가능한지 알아보는 이벤트 행사였습니다.
당시에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킵초에는 2020 도쿄 대회에서도 우승하면서 올림픽 2연패 주인공이 된 상태입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3연패를 노리는 킵초게는 "내 다리와 몸은 아직 젊다. 내 마음은 더 젊고 신선하다. 아직은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니 일단 40대 선수가 올림픽 남자 마라톤 챔피언이 된다고 해도 놀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