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금지 약물 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샌디에이고=로이터 뉴스1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샌디에이고)가 금지 약물 사용 혐의로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타티스 주니어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하나인 '클로스테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42개) 타티스 주니어의 2022 시즌은 시작도 하기 전에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오토바이 사고로 3월에 손목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상황입니다.

 

마이너리그 AA 팀 샌안토니오에서 4경기에 출전하면서 MLB 복귀 시점을 조율 중이었지만 이번 징계로 이마저도 헛수고가 되고 말았습니다.

 

샌디에이고는 48경기만 더 치르면 정규시즌 일정을 마감하기 때문에 타티스 주니어는 내년에도 시즌 33번째 경기가 되어야 다시 MLB 무대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MLB 선수 노동조합을 통해 "(감염성 피부 질환인) 백선증 치료제에 클로스테볼 성분이 들어 있었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 뒤 "샌디에이고 구단 관계자와 팀 동료들, 모든 MLB 관계자와 팬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속임수를 쓰거나 야구에 해가 되는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올해 3월 29일을 포함해 도핑 테스트를 수 없이 받았고 이전에는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면서 재차 결백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항소할 생각도 있었지만 모든 게 내 책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팀 동료들과 함께 다시 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금지 약물 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샌디에이고=로이터 뉴스1

일단 '피부병 치료제에 클로스테볼이 들어 있는 줄 몰랐다'는 건 사실이 아니더라도 아주 틀린 말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클로스테볼을 '일반 의약품'에는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타티스 주니어가 태어나 살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에 금지 약물이 들어 있는 줄 몰랐다'는 건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MLB 도핑 방지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자기 몸에 들어 간 모든 물질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놀랍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타티스 주니어가 이번 경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MLB 출전 경험이 143경기가 전부였던 지난해 시즌 개막 전 샌디에이고와 14년 연장 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빠진 사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 샌디에이고 제공

타티스 주니어가 8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걸 가장 반긴 인물은 김하성(27)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채우고 있는 김하성은 이날 현재 .249/.325/.374를 기록 중에 있습니다.

 

OPS(출루율+장타력) .699는 유격수 가운데 16위에 해당합니다.

 

실제 가치는 이보다 더 놓습니다. 팬그래프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2.5로 전체 유격수 가운데 9위입니다.

 

타격보다 전체 WAR가 높다는 건 수비가 빼어나다는 뜻입니다.

 

이대로라면 김하성이 내년에도 타티스 주니어를 다른 포지션으로 밀어내고 계속 유격수 자리를 지키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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