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9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메이저리그(MLB) 출전 경험이 있는 건 총 2만2770명입니다.
이 중 루스(Ruth)라는 성(姓)을 쓰는 건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1895~1948) 한 명뿐입니다.
오타니(大谷) 역시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8·LA 에인절스) 한 명밖에 없습니다.
이 두 선수가 유이(唯二)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메이저리거 가운데 7756명(34.1%)이 자기 성을 대표해 MLB 무대에 섰습니다.
이날 에인절스-오클랜드 경기가 끝난 뒤에는 2만2770명 가운데 두 선수만 보유한 기록이 생겼습니다.
오타니는 이날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오클랜드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이 5-0으로 앞서던 7회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결국 에인절스가 5-1 승리를 거두면서 오타니는 2018년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승(7패)을 거뒀습니다.
5월 29일 안방 토론토전에서 이미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10승, 10홈런을 한 시즌에 남기게 됐습니다.
이전까지 MLB 무대서 이런 기록을 남긴 건 1918년 루스 한 명뿐이었습니다.
루스는 그해 6월 28일 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날린 뒤 8월 8일 경기에서 10승을 거뒀습니다.
그러니까 오타니가 104년 1일 만에 같은 기록을 남긴 겁니다.
루스는 결국 13승(공동 12위), 11홈런(공동 1위)으로 1918년을 마감했습니다.
프로 데뷔 때부터 '니도류(二刀流)'였던 오타니와 달리 루스는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중간단계로 투타를 겸한 형태에 가깝습니다.
1914년 7월 11일 MLB 데뷔전을 치른 루스가 야수로 처음 선발 출전한 건 1918년 5월 16일이 처음이었습니다.
104년 전에는 지금보다 홈런이 훨씬 더 드물었습니다.
1918년 아메리칸리그(AL) 전체 홈런은 96개였고 AL 소속 8개 팀 중 4개 팀이 루스 개인 기록보다 팀 홈런이 적었습니다.
루스는 당시 AL 전체 홈런 가운데 9.5%를 때려냈는데 지난해(3059개) 기준으로는 290홈런을 기록해야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오타니가 이날 7회초에 1점 홈런을 날리면서 시즌 홈런 개수를 25개로 늘렸지만 '타격에서는 루스보다 확실히 앞섰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물론 MLB에 10승-20홈런 클럽을 처음 개설한 선수가 오타니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오타니는 이날 7회초에 1점 홈런을 치면서 시즌 홈런 개수를 25개로 늘렸습니다.
일본 프로야구(NPB)에 10승-10홈런, 10승-20홈런 클럽을 처음 개설한 것도 오타니였습니다.
오타니는 데뷔 2년차였던 2014년에는 11승-10홈런, 2016년에는 10승-22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그 전에는 후지모토 히데오(藤本英雄·이팔룡·1918~1997)가 1950년 요미우리(讀賣) 유니폼을 입고 7홈런을 친 게 NPB 투수 최다 홈런 기록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김성한(64)이 프로 원년(1982년) 10승-13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오타니는 이날 승리로 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뿐 아니라 홈런으로 이치로!(49)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MLB 통산 홈런 118개가 되면서 전날까지 일본인 타자 가운데 공동 2위였던 이치로!를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선 것.
오타니는 "이치로!와 나는 스타일이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이치로!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내게 정말 큰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인 타자 가운데 MLB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175개) 친 건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48)입니다.
한국인 타자 가운데는 추신수(40·SSG)가 218개로 1위입니다. 218홈런은 아시아 타자 최다 기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