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오 로드리게스(22·시애틀)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장 기간 계약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로드리게스는 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 기록을 깰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계속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건 계약 조건에 '만약에…'가 적지 않게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건 유행을 따라 시애틀이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108경기밖에 뛰지 않은 로드리게스에게 끈이 아주 긴 돈 가방을 안겼다는 점입니다.
시애틀은 신인 외야수 로드리게스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일단 로드리게스가 내년부터 2029년까지 7년 동안 1억2000만 달러(약 1604억 원)를 받는 게 시작입니다.
여기에 구단 옵션, 선수 옵션 그리고 상호 옵션까지 전부 다 들어 있습니다.
옵션 사용에 따라 이번 계약 기간은 7년 또는 12년 혹은 14년 아니면 15년 그렇지 않으면 17년으로 달라지고 물론 그에 따라 금액도 변합니다.
7년은 물론 시애틀도 구단 옵션을 쓸 생각이 없고 로드리게스도 선수 옵션을 쓰지 않기로 했을 때에 해당합니다.
이러면 로드리게스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원하는 팀과 계약할 수 있습니다.
로드리게스가 선수 옵션을 쓰기로 하면 계약 기간은 2034년까지 5년이 늘어나고 계약 총액은 2억1000만 달러(약 2808억 원)가 됩니다.
그러니까 로드리게스는 이번 계약으로 아무리 못 받아도 2억1000만 달러는 받을 수 있는 겁니다.
A historic day for Julio and Mariners fans!
— Seattle Mariners (@Mariners) August 27, 2022
We have agreed to a long-term contract extension with All-Star Julio Rodríguez, including 12-guaranteed years through the 2034 season and options that could run through the 2039 season. #SeaUsRise pic.twitter.com/JXXQ8IDn5X
시애틀은 기본 계약 종료 1년 전인 2028년 월드시리즈가 끝나기 전까지 구단 옵션 사용 여부를 알려줘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구단 옵션을 쓰기로 하면 기본적으로 계약 기간이 2037년까지 8년 늘어납니다 = 총 계약 기간이 15년이 됩니다.
이러면 로드리게스는 지난해 시즌 개막 전 샌디에이고와 14년 연장 계약을 맺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를 넘어 메이저리그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을 세웁니다.
그리고 계약 금액도 최소 2억 달러가 늘어나 계약 총액도 역대 9위에 해당하는 3억2000만 달러(약 4278억 원)로 '일단' 불어납니다.
여기에 최우수선수(MVP) 투표 결과에 따라 추가 금액이 붙습니다.
MVP를 두 번 이상 타거나 MVP를 한 번도 타지 못했을 때도 톱 5안에 네 번 이상 이름을 올렸다면 3억5000만 달러(약 4687억 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면 로드리게스는 총액 4억7000만 달러(약 6284억 원)에 2039년까지 17년간 계약한 셈이 됩니다.
마이크 트라우트(31)가 2019년 세운 역대 최대 계약 규모(4억2650만 달러)를 뛰어 넘게 되는 겁니다.
MVP | 톱 5 | 톱 10 | 기간 | 금액 |
- | - | - | 8년 | 2억 달러 |
- | - | 2, 3 | 2억4000만 | |
- | - | 4 | 2억6000만 | |
1 | 1 | - | 2억8000만 | |
- | 3 | - | ||
2 | - | - | 10년 | 3억5000만 |
- | 4 | - |
시애틀이 구단 옵션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을 때는 2029년 월드시리즈 종료 시점까지 상호 옵션 사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상호 옵션을 쓰기로 하면 계약 조건은 14년간 총액 2억8800만 달러(약 3851억 원)로 변합니다.
2억8800만 달러만 해도 역대 10위에 해당하는 계약 규모입니다.
물론 이 상호 옵션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도 로드리게스는 선수 옵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수 옵션을 사용하기로 했을 때도 MVP 수상 여부와 올스타 선정 횟수 등에 따라 계약 규모가 바뀝니다.
이와 별개로 플레이오프 각 단계별 MVP나 골드 글러브 또는 실버 슬러거를 수상했을 때는 따로 보너스도 받습니다.
아직 풀 시즌을 한 번도 소화하지 않은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안기는 만큼 이런 저런 안전 장치가 필요했을 겁니다.
로드리게스가 드러 눕는 경우에도 시애틀은 최소 2억1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올해 개막일(4월 8일)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로드리게스는 26일까지 .267/.326/.467에 20홈런, 23도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20도루 클럽 회원은 로드리게스와 아돌리스 가르시아(29·텍사스)뿐입니다.
또 데뷔 첫 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건 로드리게스가 역대 네 번째입니다. (신인 자격을 유지한 상태로는 12번째.)
게다가 로드리게스는 중견수 자리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수비수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는 선수입니다.
시애틀은 켄 그리피 주니어(53), 랜디 존슨(59), 알렉스 로드리게스(47), 이치로!(49), 펠릭스 에르난데스(36) 같은 슈퍼스타가 거쳐 가는 동안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했습니다.
'가을 야구' 무대에 진출한 것도 메이저리그 역대 팀 최다승(116승) 타이 기록을 세운 2001년이 마지막입니다.
그리고 시애틀 소속으로 리그 MVP를 받은 것도 그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치로!가 마지막입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넉 달 만에 'J-로드'라는 별명을 얻은 로드리게스가 이 20년 넘은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