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J 프렐러(44) 샌디에이고 단장이 광폭(狂幅)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유격수)에게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장인 14년 연장 계약을 안겨준 겁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스포츠 전문 (유로) 매체 '디 어슬레틱'에 따르면 타티스 주니어는 서른 다섯 살 때까지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조건으로 3억4000만 달러(약 3757억 원)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전까지 브라이스 하퍼(29), 장칼로 스탠턴(32)이 13년 계약을 맺은 적이 있었지만 14년은 타티스 주니어가 처음입니다.
또 총액 기준으로 3억4000만 달러는 마이크 트라우트(30), 무키 베츠(29)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박찬호(48)에게 '한한한만두'를 기록한 페르난도 타티스(46)의 아들인 타티스 주니어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143경기밖에 뛰지 않은 '신인급' 선수입니다.
그런데도 프렐러 단장은 이런 선수에게 16배에 가까운 2268경기에 해당하는 연장 계약을 안겨줬습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겠죠?
타티스 주니어는 데뷔 첫 해였던 2019년 .317/.379/.590을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NL) 신인상 투표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단축 시즌으로 진행한 지난해에는 .277/.366/.571, 17홈런, 45타점을 기록하면서 NL 유격수 부문 실버슬러거를 차지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MLB 데뷔 후 두 시즌 동안 39홈런을 치면서 27도루를 곁들인 준족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타티스 주니어가 풀 타임을 소화할 때 어떤 모습일지 아직 확신하기는 이릅니다.
아무리 잘해도 몸값을 올릴 수가 없는 = 아무리 삽을 들어도 몸값이 깍이지 않는 환경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블레이크 스넬(29), 다루빗슈 유(35)에 김하성(26)까지 영입하면서 '윈 나우'를 외친 프렐러 단장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MLB 데뷔 첫 629타석에서 OPS(출루율+장타력) .956을 남겼습니다.
앨버트 푸홀스(41)가 2001년 676타석에서 OPS 1.013을 친 걸 제외하면 MLB 역사상 견줄 선수가 없는 성적입니다.
게다가 타티스 주니어는 유격수로 140경기를 소화하면서 이런 성적을 남겼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는 원래 올해가 지나면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고 2024년 오프 시즌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습니다.
단, 샌디에이고과 타티스 주니어와 너무 빨리 또 너무 오래 계약을 해서 그렇지 유망주를 장기 계약으로 묶어 두는 건 최근 MLB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애틀랜타 역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4)가 2018년 딱 111경기를 소화한 상태에서 10년 연장 계약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아큐나 주니어는 2019년 .280, 41홈런, 37도루, 101타점을 올리면서 애틀랜타가 헛돈을 쓴 건 아니라는 사실를 증명했습니다.
타티스 주니어라고 당장 새 시즌부터 그러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타티스 주니어와 포지션이 같은 김하성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