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단식은 볼 것도 없습니다.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게 '이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윔블던 황제' 로저 페더러(40·스위스·8위)가 돌아온다고 하지만 그가 정상에 선다면 '기적'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겁니다.
게다가 올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는 라파엘 나달(35·스페인·3위)마저 없고, 프랑스 오픈 준우승자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4위)도 1회전에서 이미 탈락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조코비치의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우승이자 윔블던 3연패를 미리 축하한대도 너무 성급한 일이 아닐 겁니다.
반면 여자 단식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최근 윔블던은 해마다 여자 단식 우승자가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2016년 챔피언 세리나 윌리엄스(40·미국·8위)는 출산 때문에 2017년 대회 때는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2017년 우승자 가르비녜 무구루사(28·스페인·12위)는 2018년 대회 때 2라운드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2018년 정상을 차지했던 앙겔리크 케르버(33·독일·28위) 역시 2019년에는 2라운드가 한계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디펜딩 챔피언은 2019년 우승자 시모나 할레프(30·루마니아·3위)입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대회를 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윔블던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테니스 여제' 윌리엄스가 임신으로 불참한 2017년 프랑스 오픈 이후 올해 프랑스 오픈까지 메이저 대회는 총 16번 열렸습니다.
이 16개 대회에서 총 12명이 메이저 여자 단식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3·일본·2위)가 네 번, 할레프가 두 번 정상에 올랐고 나머지 10명은 전부 딱 한 번씩만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 유경험자 숫자가 크게 늘어나게 됐습니다.
올해 윔블던 여자 단식 참가자 128명 가운데는 14명이 메이저 대회 우승자 출신입니다.
또 준우승만 있는 5명을 포함하면 총 19명이 메이저 대회 결승에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4강 진출 경험이 있는 선수는 32명, 8강 진출 경험자는 76명입니다.
윔블던 본선 진출자가 128명으로 늘어난 1983년 이후 메이저 대회 8강 이상 진출 경험이 있는 선수가 이렇게 많이 몰린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그래서 올해 챔피언은 누가 될까요?
이럴 때는 그냥 '안전빵'을 선택하는 게 상책입니다.
1번 시드를 받은 애슐리 바티(25·호주·1위)가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 주인공이 될 겁니다.
그러나 2021년 여자 테니스는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무대.
혹시 압니까. '럭키 루저' 자격으로 참가한 미국 교포 크리스티 안(29·117위)이 정상에 선다고 해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