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개인 10번째 슈퍼볼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된 톰 브래디. 그린베이=로이터 뉴스1

톰 브래디(44·탬파베이)가 또 한 번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 무대를 밟습니다.

 

탬파베이는 24일(이하 현지시간) 그린베이 방문 경기로 열린 2020~2021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결정전에서 31-26 승리를 거뒀습니다.

 

20년 동안 몸담았던 뉴잉글랜드를 떠나 이번 시즌부터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브래디는 그러면서 NFL 역대 최다인 개인 10번째 슈퍼볼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브래디는 동시에 두 개 팀을 슈퍼볼로 이끈 세 번째 쿼터백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브래디가 다음 달 7일 열리는 슈퍼볼에서 우승하면 페이턴 매닝(45·은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두 개 팀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안기는 쿼터백으로도 이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슈퍼볼 선발 쿼터백 with 2 teams
  • 크레이그 모턴 댈러스, 덴버

    • 1970~1971 댈러스 vs 볼티모어 13-16

    • 1977~1978 덴버 vs 댈러스 10-27

  • 커트 워너 세인트루이스, 애리조나

    • 1999~2000 세인트루이스 vs 테네시 23-16

    • 2001~2002 세인트루이스 vs 뉴잉글랜드 17-20

    • 2008~2009 애리조나 vs 피츠버그 23-27

  • 페이턴 매닝 인디애나폴리스, 덴버

    • 2006~2007 인디애나폴리스 vs 시카고 29-17

    • 2009~2010 인디애나폴리스 vs 뉴올리언스 17-31

    • 2013~2014 덴버 vs 시애틀 8-43

    • 2015~2016 덴버 vs 캐럴라이나 24-10

 

브래디가 뉴잉글랜드를 떠날 때만 해도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NFL 최고 명장으로 손꼽히는 빌 벨리칙(69) 뉴잉글랜드 감독 전술이 없었다면 브래디가 우승 반지를 여섯 개나 끼우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게다가 탬파베이는 이전 10년 동안 통산 승률이 .369(59승 101패)밖에 되지 않던 약체였습니다.

 

그러나 브래디는 팀 성적을 11승 5패(승률 .688)로 끌어올리면서 팀을 13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고 결국 슈퍼볼 진출까지 이뤄냈습니다.

 

반면 뉴잉글랜드는 7승 9패(승률 .468)에 그치면서 20년 만에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탬파베이 안방 구장이자 이번 시즌 슈퍼볼 개최지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탬파=로이터 뉴스1

브래디가 팀을 시즌 슈퍼볼에 진출시킨 게 더욱 의미가 있는 건 이번 시즌 경기 장소가 탬파베이 안방 구장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리그는 챔프전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NFL은 슈퍼볼 개최 장소를 미리 정해놓습니다.

 

이번 슈퍼볼은 원래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잉글우드에 문을 여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개장이 늦어지면서 경기 장소를 바꿨습니다.

 

그 덕에 탬파베이는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안방 구장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탬파베이는 2002~2003 시즌 한 차례 슈퍼볼 정상을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캔자스시티를 2년 연속 슈퍼볼 무대로 이끈 패트릭 마홈스. 캔자스시티=로이터 뉴스1

탬파베이와 슈퍼볼 맞대결을 치르게 된 팀은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입니다.

 

캔자스시티는 이날 안방 경기에서 열린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프전에서 버펄로를 38-24로 제압했습니다.

 

탬파베이가 역대 최고 쿼터백 브래디가 이끄는 팀이라면 캔자스시티는 그 후계자로 손꼽히는 패트릭 마홈스(26)가 이끄는 팀입니다.

 

마홈스는 브래디가 이끌던 2003~2004, 2004~2005 시즌 뉴잉글랜드 이후 처음으로 슈퍼볼 2연패에 도전합니다.

 

브래디와 마홈스는 지금까지 네 차례 맞대결을 치렀는데 처음 두 경기는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 최근 두 경기는 캔자스시티가 이겼습니다.

 

톰 브래디와 패트릭 마홈스. 일레트로닉아츠(EA) 제공

브래디가 이긴 경기 가운데는 2018~2019 AFC 챔프전도 들어 있습니다.

 

브래디는 결국 이 시즌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슈퍼볼에서는 2년 전 우승 쿼터백과 직전 시즌 우승 쿼터백이 지략 대결을 벌이게 되는 겁니다.

 

이런 매치업은 슈퍼볼 역사상 이번 시즌이 처음입니다.

 

아마도 통산 마지막 맞대결이 될 이 경기가 끝나고 활짝 웃는 쿼터백은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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