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외국인 타자 모터. 동아일보DB
1980, 90년대를 '국민학생'으로 보내신 분들은 압니다.
너무 싼 (미니카) 모터를 쓰면 나중에 금방 새 모터를 찾게 마련입니다.
키움이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올해 첫 번째로 외국인 선수와 작별하게 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29일 "외국인 타자 모터(31)를 내보내기로 뜻을 굳혔다.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모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키움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30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이었습니다.
프로야구 키움 외국인 타자 모터. 동아일보DB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모터는 개막 첫 여덟 경기에서 타율 .111(27타수 3안타)에 그친 뒤 퓨처스리그(2군)로 내려갔습니다.
타격만 부진했던 게 아니라 사실혼 관계가 있던 아내 자가 격리 문제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2군에서는 3경기 홈런 홈런을 치면서 .278/.364/.944를 남겼지만 26일 1군으로 돌아와서는 두 경기 다시 타율 .125(8타수 1안타)가 전부였습니다.
이후 28, 29일에는 아예 경기에서 빠진 상태였습니다.
모터가 이대로 떠나게 되면 단연 2008년 팀 창단 이후 단연 가장 나쁜 성적을 남긴 외국인 타자로 남게 됩니다.
이름 | 경기 | 시즌 | 타율 | 홈런 | 타점 | OPS |
브룸바 | 225 | 2008, 2009 | .267 | 40 | 147 | .847 |
클락 | 217 | 2009, 2010 | .280 | 36 | 140 | .834 |
샌즈 | 164 | 2018, 2019 | .306 | 40 | 150 | .965 |
대니돈 | 149 | 2016, 2017 | .278 | 17 | 72 | .850 |
알드리지 | 117 | 2011 | .237 | 20 | 73 | .766 |
스나이더 | 113 | 2015 | .281 | 26 | 71 | .876 |
초이스 | 96 | 2017, 2018 | .258 | 17 | 61 | .794 |
로티노 | 79 | 2014 | .306 | 2 | 22 | .805 |
모터 | 10 | 2020 | .114 | 1 | 3 | .335 |
단, 다른 팀 선수 기록까지 찾아 보면 모터가 최악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02년 롯데에서 뛰었던 베로아(55)는 11경기에 나와 .097/.171.226을 남긴 채 짐을 쌌습니다.
2015년 두산 외국인 타자 루츠(34)는 8경기에서 .111/.167/.222가 전부였습니다.
2017년 SK 워스(35)는 1군에서 3경기만 뛴 채 한국을 떠났습니다. 타격 라인은 .111/.273/.111로 장타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프로야구 키움 외국인 타자 모터. 동아일보DB
키움에서 아직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정한 건 아닙니다.
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새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구단 자체 데이터와 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모터의 퍼스트 네임은 '테일러'.
어쩌면 이 이름이 한국 프로 스포츠와 잘 맞지 않는 모양인지 모릅니다.
프로배구 여자부에서도 테일러(27·미국)가 세 시즌 동안 팀에 물을 먹였으니 말입니다.
새로운 감독이 팀을 꾸려가고 있는 걸 보면 키움은 어차피 올해 우승 도전은 힘든 분위기.
그러니 새 선수를 찾는데 좀 오래 걸린다고 해도 찬스에서 좀 기대할 만한 선수가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