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해 프랑스 오픈 당시 라파엘 나달. 파리=로이터 뉴스1


적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라파엘 나달(33·스페인·세계랭킹 2위)이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를 역전할 일은 없게 됐습니다.


나달은 지난해 US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개인 통산 열아홉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페러더는 2018년 호주 오픈에서 스무 번째 우승을 기록한 뒤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많은 이들이 6월 7일(이하 현지시간) 올해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이 끝나면 나달과 페더러가 동률을 이룰 확률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항상 우승 0순위로 손꼽히는 선수였으니까요.


나달은 지난해까지 열두 번 결승에 올라서 열두 번 모두 머스킷티어컵(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길을 가로 막았습니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프랑스테니스협회(FFT)는 올해 대회 일정을 9월 20일~10월 4일로 늦추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이후 9월 27일~10월 11일로 바꿨다가 다시 한번 9월 21일~10월 11일로 일정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원래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는 호주 오픈(1월) - 프랑스 오픈(5월) - 윔블던(6월) - US 오픈(8월) 순서이지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프랑스 오픈이 올해 마지막 대회가 됩니다.


만약 US 오픈이 대회 일정(8월 31일~9월 13일)을 바꾸지 않는다면 선수들은 이 대회가 끝나자마자 프랑스 오픈에 나서야 합니다.


게다가 9월 18, 19일에는 남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일정도 잡혀 있습니다.


그런데도 FFT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나 국제테니스연맹(ITF)과 협의 없이 일정 연기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이 조직 수장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계시다면 놀랄 일도 아닙니다.)


당연히 선수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습니다.


ATP 선수 위원인 바섹 포스피실(30·캐나다·93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악당 같은 짓이다. 리그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기적이고 오만한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3·일본·10위) 역시 대회 연기 소식을 알린 프랑스 오픈 트위터를 인용한 뒤 "뭐라고요???(excusez moi???)"라고 남겼습니다.



하지만 FFT는 "이동금지령 때문에 도저히 대회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7일부터 보름 동안 전국에 이동 금지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윔블던 대회 장소인 올 잉글랜드 테니스 클럽. 윔블던 홈페이지


만약 6월 29일 개막 예정인 윔블던까지 대회 일정을 조정한다면 올해 '테니스 캘린더'는 더욱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아직 베팅 사이트에서 윔블던 취소 배당률은 4/1(베트 페어)가 전부입니다.


베팅 참가자 가운데 20%만 윔블던 일정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셈입니다.


모쪼록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막을 내려 스포츠 세계에도 다시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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