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경기 일정 중단 및 정규리그 개막 연기 결정을 전한 메이저리그 보도자료
메이저리그도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두 손을 들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범 경기 일정을 중단하는 한편 2020 시즌 개막일도 최소 2주 늦추기로 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각 구단과 유선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으며 메이저리그 선수 노동조합과도 협의를 거친 뒤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상황을 '국가적 위기(the national emergency)'라고 규정한 뒤 "선수와 구단 관계자 그리고 수백만 팬들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당장 이날 열릴 예정이던 시범경기 14경기 가운데 8경기를 취소했습니다.
12일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와 마이애미가 맞붙은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 주피터=로이터 뉴스1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일 각 구단에 코로나19 관련 대응 지침을 내려보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개막 연기는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북미 지역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데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이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메이저리그사커(MLS)까지 리그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1994년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파업을 앞두고 등장한 파업 반대 손팻말.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개막전을 연기한 건 1995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는 1994년 8월 1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결국 그해 '가을 야구'를 열지 못했습니다.
이 파업이 이듬해까지 이어지면서 원래 4월 3일 예정이던 1995 시즌 개막전은 25일 열렸습니다.
그런 이유로 1995년 메이저리그는 162경기가 아니라 144경기 체제였습니다.
1972년에도 선수단 파업으로 4월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각 팀 별로 6~8 경기를 치르지 못했는데 이 경기를 그냥 취소하면서 팀마다 경기 숫자가 서로 달랐습니다.
1990년에도 직장 폐쇄로 개막이 4월 9일로 1주 밀렸지만 162경기를 전부 소화했습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동아일보DB
올해도 최종 개막일에 따라 경기 숫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미 각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일정 변경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가능한 한 개막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일정 변경 등에 대해서는 추가 공지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달 9일 개막 예정이던 마이너리그도 개막을 늦춥니다.
또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도쿄(東京) 올림픽 아메리카 대륙 예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일정도 다시 잡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