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중단 소식을 전한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 보도자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오면서 미국프로농구(NBA)가 리그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NBA 사무국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유타 선수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12일부터 다음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일정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정규시즌 종료까지 NBA는 25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NBA 사무국은 "리그 중단 기간을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다음 걸음을 마련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유타 센터 뤼드 고베르.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NBA 사무국에서는 선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뤼디 고베르(28)를 확진자로 지목했습니다.
유타는 원래 이날 오클라호마시티(OKC) 방문 경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습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OKC 구단 의료진이 심판진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양 팀 선수단은 라커룸으로 돌아갔고, 약 30분 뒤 경기장 전광판에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오늘 경기는 취소한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경기 취소를 알리는 오클라호마시티 안방 구장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 안내문. 오클라호마시티=AP 뉴시스
고베르는 전날 팀과 함께 OKC에 도착했지만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이날 오전 훈련 때부터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날 OKC 선수단은 고베르와 접촉하지 않았지만 이전 경기 상대팀 선수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유타는 최근 2주 동안 보스턴(지난달 26일·6일) 워싱턴(지난달 28일) 클리블랜드(2일) 뉴욕(4일) 디트로이트(7일) 토론토(9일)와 경기를 치렀습니다. 일단 이 팀 선수들 역시 자가 격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여섯 팀이 끝이 아닐 우려가 큽니다. 이들 역시 이후 다른 팀과 경기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이 2주 동안 유타를 중심으로 경기 네트워크를 그려보면 전체 30개 팀 가운데 20개 팀이 이름을 올립니다.
게다가 유타가 방문 경기를 치른 뉴욕(매디슨 스퀘어 가든), 보스턴(TD 가든), 디트로이트(리틀 시저스 아레나)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NHL) 리그 팀과 안방 구장을 같이 씁니다.
유타가 이 구장을 다녀간 뒤로 뉴욕에서는 5일과 7일, 보스턴에서는 7일, 디트로이트에서는 8일과 10일 NHL 경기가 열렸습니다.
고베르 한 명이 NBA는 물론 NHL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겁니다.
사실 고베르는 이틀 전만 해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걱정한다면서 기자회견이 끝난 뒤 씻지 않은 손으로 마이크를 쓰다듬는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고베르가 확진을 받으면서 그 뒤로 그 마이크를 만진 사람들도 이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을까 걱정하게 됐습니다.
역시 아직 치료법이 없는 질병은 조심 또 조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