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크리스티안 옐리치. 밀워키 홈페이지


크리스티안 옐리치(29)는 '연금'으로 얼마를 받을까요?


5일(이하 현지시간) '디어슬레틱' 등에 따르면 2018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옐리치는 2억1500만 달러(약 2565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소속팀 밀워키와 9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습니다.


2010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전체 23순위 지명을 받은 옐리치는 2015년 데뷔 팀이던 마이애미와 총액 4957만 달러에 7년 계약을 맺었으며 아직 계약이 2년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2018년 트레이드 이후 몸담고 있는 밀워키로부터 올해는 1250만 달러, 내년에는 1400만 달러를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이번 계약은 이 2년 계약은 그대로 가져가고 이후 2022년부터 2028년까지 7년 동안 2600만 달러씩 받는 조건입니다.


마이애미 시절 크리스티안 옐리치. 마이애미 홈페이지


옐리치는 지난해(2019년)에도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코디 벨린저(25·LA 다저스·362점)에 이어 2위(317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옐리치는 2018년(.326)에 이어 2019년(.329)에도 타격왕에 올랐고 장타력 역시 2018년(.598)과 2019년(.671) 모두 리그 1위였습니다.


타율과 장타력 모두 2년 연속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린 건 1925년 로저스 혼스비(1896~1963) 이후 옐리치가 처음입니다.


(혼스비는 1920년부터 1925년까지 6년 연속으로 두 부문 1위를 지켰습니다.)


옐리치가 아직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2년 남겨 놓고 헐값(?)에 계약을 맺으려고 한 걸까요?


지난해 9월 10일 마이애미 방문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크리스티안 옐리치. 마이애미=로이터 뉴스1


지난해 무릎 부상이 영향을 끼쳤을 확률이 높습니다.


옐리치는 지난해 50홈런 - 30도루 클럽 개설을 시도했지만 9월 10일 자기가 때린 파울 타구에 맞아 무릎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서둘러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모든 선수에게 그렇지만 특히 이런 호타준족 선수가 무릎을 다쳤다면 여기저기서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게 당연한 일.


게다가 2년 뒤면 미국 나이로도 서른입니다.


베이스볼레퍼런스 유사도 점수(Similarity Scores)에 따르면 스물 일곱까지 옐리치와 가장 비슷한 선수는 앤드루 맥커친(34·필라델피아)입니다.


이 비교가 맞다면 옐리치는 여기까지가 피크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옐리치가 이 시점에서 영어로 fail-safe, 우리말로 '안전빵'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밀워키 구단은 왜 서둘러 계약을 맺었을까요?


무릎 부상이 괜찮은지 2년 더 지켜볼 여유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밀워키 구단 역사를 살펴 보면 이번 계약은 커도 보통 큰 게 아닙니다.


이전까지 밀워키가 제일 큰 돈을 안겨준 건 라이언 '치터' 브론(37)이었습니다.


밀워키는 MVP 시즌을 앞두고 있던 2011년 총액 1억500만 달러에 브론과 5년 연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밀워키는 이번에 옐리치에게 구단 역사상 최고 계약보다 두 배도 넘는 돈을 주겠다고 한 셈입니다.



밀워키에서 이 계약을 제안한 제일 큰 이유는 브론 뒤를 이을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했기 때문일 겁니다.


밀워키는 올해 베이스볼아메리카(BA) 팜 랭킹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눈에 띄는 유망주도 없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연장 계약이 윈윈인 것처럼 보입니다.


딱 한 가지 밀워키가 (이미 예상하셨을 것처럼) 애매하게 돈이 있는 구단이라는 것만 빼면 말입니다.


밀워키는 지난해 개막일 기준 연봉 총액 15위(약 1억2785만 달러)였던 팀입니다.



짐작건대 그런 이유로 이번 계약에는 연금 그러니까 유예(deferred) 금액이 적지 않을 겁니다.


연봉 가운데 일부를 나중에 주기로 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계약하는 게 요즘 유행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크리스 세일(31)은 지난해 보스턴과 5년간 1억45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었는데 이 가운데 5000만 달러는 그가 마흔 여섯 살이 되는 2035년부터 5년 동안 1000만 달러씩 받기로 했습니다.


애리조나와 5년간 8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매디슨 범가너(30) 역시 이 중 1500만 달러는 2025년부터 3년 동안 500만 달러씩 받습니다.


요컨대 바비 보니야(57)만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지는 않을 겁니다.


옐리치 역시 사실상 종신 계약을 맺은 만큼 - 이번 계약이 끝나면 그는 서른 여덟입니다 - 이런 연금이 존재할 확률이 높습니다.


옐리치는 과연 연금으로 얼마나 챙겼을지 궁금합니다.


9일 세상에 나온 세부 계약 내용을 보면 2031년부터 2042년까지 12년 동안 총 2800만 달러를 받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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