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 누가 아가메즈(34·콜롬비아·사진)를 의심했습니까. 아가메즈가 전체 팀 공격 시도 가운데 50.1%를 책임진 우리카드는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 4라운드에서 승점 14점(4승 2패)을 따냈습니다. 남자부 7개 팀 가운데 4라운드 때 우리카드보다 승점을 많이 추가한 팀은 없습니다.


그 결과 우리카드는 전체 승점 44점으로 현대캐피탈(51점) 대한항공(47점)과 함께 굳건한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4위 삼성화재(38점)보다 대한항공과 승점 차이가 더 적은 상황. 참고로 지난 시즌에는 우리카드가 1~6라운드를 통틀어 기록한 승점이 46점이었습니다.


▌2018~2019 V리그 1~4라운드 남자부 순위

 순위  팀  승점  승  패  세트득실률
 ①  현대캐피탈  51  19  5  1.824
 ②  대한항공  47  16  8  1.439
 ③  우리카드  44  14  10  1.375
 ④  삼성화재  38  14  10  1.087
 ⑤  OK저축은행  37  12  12  0.978
 ⑥  KB손해보험  23  7  17  0.610
 ⑦  한국전력  12  2  22  0.406


결국 "3라운드 마지막 정도가 되면 3위로 올라서 있을 것"이라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예언이 한 라운드가 늦기는 했지만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 우리카드는 OK저축은행(당시 31점)에 승점 1점이 뒤진 4위였고, 당시 5위 삼성화재에도 2점 앞서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4라운드 들어 우리카드가 이렇게 치고 나올 수 있던 건 역시 아가메즈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점수를 많이 올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아가메즈가 달라졌어요'를 찍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 맞대결에서 OK저축은행에 2-0으로 앞서다가 3, 4세트를 내줬습니다. 결국 5세트를 따내며 승리하기는 했지만 아가메즈는 "셧아웃 승리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팀 동료들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우리카드가 이대로 시즌을 마치게 되면 우리캐피탈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봄 배구'를 경험하게 됩니다. 신 감독은 "4위 경쟁을 하는 삼성화재, OK저축은행과 승점 차이를 벌리는 게 우선"이라며 "그러다 보면 5라운드가 끝날 때쯤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당장 우리카드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대한항공은 4라운드 때 3승 3패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역시 1세트. 대한항공은 4라운드 들어 5경기 연속으로 1세트를 내준 채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14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드디어 25-16으로 1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전체 결과는 2-3 패배였습니다.


5세트 경기를 너무 많이 치른 것도 대한항공에 부담이 되는 대목.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1-3으로 패한 걸 제외하고 나머지 5경기가 모두 5세트 경기였습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사진 가운데)은 1라운드 때부터 선수들 체력을 걱정하기 바빴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5세트 경기가 잦으면 더욱 부담이 되는 게 사실.


박 감독은 "모두가 지쳐있다. (그렇다고) 한계선을 넘고 있는 선수들을 두고 감독이 밀어붙일 수는 없다"면서 "올스타 브레이크 때는 (체력) 회복에만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우리가 경기력만 끌어올린다면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 중간 선두 현대캐피탈은 일단 센터진 부상이 관건. 10일 천안 안방 경기에서 김재휘(26·사진 왼쪽)가 오른쪽 발목을, 13일 의정부 방문 경기에서는 신영석(33)이 왼쪽 종아리를 다쳤습니다. 복귀에 김재휘는 2주, 신영석은 5주 정도가 필요한 상황.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5라운드) 첫 경기가 걱정된다. 차영석(25)이 괜찮다는 가정 아래 김재휘에게 충분히 쉴 시간을 줄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당장 김재휘의 몸 상태를 더 체크해보고 신영석의 정밀진단 결과를 가지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이 27일 5라운드 첫 경기를 벌이는 상대가 바로 우리카드입니다. 주전 세터 이승원(26)이 부상으로 뛰지 못한 1라운드 맞대결에서 0-3으로 패한 뒤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에 3연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 이 중 두 경기가 풀 세트 접전일 정도로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에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3라운드까지 중위권 순위 경쟁에서 우리카드 OK저축은행과 접전을 벌이던 삼성화재는 우리카드(1-3)OK저축은행(0-3)에 모두 패하면서 뼈를 맞았습니다. 그 탓에 4라운드 때 우리카드(14점) 현대캐피탈(13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점(10점)을 따내고도 순위 경쟁에서는 밀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1라운드 때는 현대캐피탈과 함께 승점 공동 1위(14점)였던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28·쿠바) 쏠림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2라운드 10점, 3라운드 7점, 4라운드 6점으로 점점 승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남자부에서는 정규리그 3위와 4위 사이에 승점 차이가 3점 이내일 때만 준플레이오프를 치릅니다. 현재 4위 삼성화재(38점)와 3위 우리카드(44점)는 6점 차이. OK저축은행(37점)은 7점 차이로 우리카드를 뒤쫓고 있습니다. 다른 경기도 물론 그렇지만 두 팀이 '봄 배구'를 꿈꾼다면 일단 우리카드는 꼭 잡아야 합니다.




• 최하위 한국전력은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최홍석(31·사진)이 '인생 경기'급 활약을 선보인 끝에 OK저축은행에 3-1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두 번째 승리이자 시즌 첫 승점 3점짜리 경기였습니다. 이건 기쁜 일이지만 '소풍'에서 돌아와 쏠쏠한 활약을 하던 김인혁(24)이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5, 6라운드 전망도 밝지만은 않습니다.


KB손해보험은 4라운드 첫 세 경기에서 대한항공(3-2) OK저축은행(3-0) 한국전력(3-2)을 물리치면서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지만 이후 삼성화재(1-3) 현대캐피탈(1-0) 우리카드(0-3)에 모두 패하면서 제자리 걸음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시즌 후반 '고춧가루 부대'를 자처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




•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41점·13승 7패)이 중간 선두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습니다. GS칼텍스(14승 6패)가 승점 1점이 뒤진 2위에 자리했습니다. 3라운드 때까지 2위였던 IBK기업은행(36점)은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3위로 밀려났고,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33점)도 IBK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승점 7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순위 경쟁에서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2018~2019 V리그 1~4라운드 여자부 순위

 순위  팀  승점  승  패  세트득실률
 ①  흥국생명  41  13  7  1.704
 ②  GS칼텍스  40  14  6  1.714
 ③  IBK기업은행  36  12  8  1.406
 ④  한국도로공사  33  12  8   1.162
 ⑤  KGC인삼공사  16  5  15  0.417
 ⑥  현대건설  14  4  16  0.400


두 팀이 4라운드 때 고전한 건 최하위 현대건설에 패했기 때문. 3라운드 때까지 1승밖에 거두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4라운드 첫 두 경기에서 GS칼텍스흥국생명에 모두 0-3으로 완패했지만 한국도로공사(3-1) KGC인삼공사(3-0) IBK기업은행(3-1)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봄 배구는 이미 물 건너 갔다고 해도 탈꼴찌는 노릴 수 있는 상태.


거꾸로 1라운드 선두였던 KGC인삼공사(16점)는 이제 최하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외국인 선수 알레나(28·미국)가 부상으로 빠진 뒤 3라운드 5경기에서 모두 0-3으로 패했던 KGC인삼공사는 4라운드에서도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했습니다. 4라운드 마지막이던 16일 인천 방문 경기에서 알레나가 복귀했지만 이번에도 0-3 패배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제 현대건설과는 승점 2점 차이.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남은 라운드에서 지금 멤버로 끌고 갈지 아니면 완전히 세대교체를 해서 변화를 줄지 고민하고 있따"며 "베테랑들이 제몫을 하지 못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빠를 수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고민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 올 시즌 올스타전은 20일 삼성화재와 KGC인삼공사가 안방으로 쓰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립니다. 그 뒤 남녀부 모두 24일부터 4라운드 경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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