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몰방(沒放) 배구'라는 표현은 요스바니(28·쿠바·사진 왼쪽 두 번째)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요스바니는 13일 경기 전까지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에서 OK저축은행 팀 전체 공격 시도(1866번) 중 44.3%(823번)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한국전력 기록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외국인 선수 공격 점유율은 39.8%. 그저 이 숫자보다 4.5%포인트 공격 점유율이 높다고 몰방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닙니다.  


요스바니는 레프트 공격수입니다. 따라서 서브 리시브 의무를 져야 합니다. 요스바니는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 34.3%도 받아내고 있습니다. OK저축은행에서 요스바니(506번)보다 서브 리시브 시도가 많은 선수는 없습니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 평균 서브 리시브 점유율은 (역시 한국전력 기록을 제외하고) 8.7%입니다. 외국인 선수는 주로 서브 리시브 의무가 없는 라이트 공격수 자리에서 뛰기 때문에 생기는 일.


이날 OK저축은행과 맞대결을 벌이는 삼성화재 타이스(28·네덜란드·사인 오른쪽)가 요스바니와 함께 레프트로 뛰는 유이(唯二)한 외국인 선수입니다. 


그래도 타이스는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 17.7%를 책임지고 있을 뿐이고, 공격 점유율도 40.1%로 요스바니보다 적습니다.


몰방 배구하면 많은 분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실 레오(29·쿠바)는 2013~2014 시즌 삼성화재 전체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59.9%를 책임지면서 리시브 점유율 12.1%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하게 두 숫자를 더하면 72%로 요스바니(78.6%)를 못 이깁니다. 공수를 합치면 요스바니가 레오보다 더 몰방에 시달리고 있는 것.


그렇다면 OK저축은행에서 요스바니에게 리시브 부담까지 지우는 건 옳은 일일까요? 얼핏 생각하셔도 아닐 것 같죠?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쓰고 있겠지만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두 시즌 전 타이스 사례로 알아본 것처럼 서브 리시브에 이어 곧바로 공격하면 성공률이 올라갑니다. 올 시즌 현재까지 상대 팀 서브를 한 개 이상 받은 선수 평균 공격 성공률은 51.5%입니다. 리시브를 하지 않았을 때는 51%였는데 리시브 후 곧바로 공격하면 55.1%로 오릅니다. 공격 범실까지 반영하는 공격 효율은도 .344에서 .381이 됩니다.


요스바니 역시 이런 변화를 경험합니다.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지 않았을 때는 공격 성공률 54.9%(효율 .381)인데 위 GIF처럼 리시브 이후에 공격하면 59.9%(.434)가 됩니다. 야구에서 .381이던 출루율을 .434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령이 있다면 어떻게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맞을 겁니다.


문제는 상대 서브를 받고 나면 공격 참여 빈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 요스바니가 서브를 받은 뒤 공격에 참여한 비율은 36%로 떨어집니다. 상대 서브를 받지 않았을 때 이 비율은 47.1%로 11%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그러면 서브를 받은 다음 공격 효율이 올라가는 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서브를 받느라 공격 기회가 줄어드는 게 손해가 되는지 따져봐야 할 터. 예상하시는 것처럼 공격 기회가 줄어드는 영향이 더 큽니다.



OK저축은행은 현재까지 79세트를 소화했습니다. 이 가운데 요스바니가 서브 리시브 점유율 30% 미만을 기록한 건 29세트. OK저축은행은 이 가운데 51.7%(15번)을 이겼습니다. 반면 요스바니가 상대 서브 가운데 30% 이상을 받은 50세트에서는 46%(23번)를 따내는데 그쳤습니다.


OK저축은행도 이를 모르지 않습니다. 1~3라운드 때 35.5%였던 요스바니의 리시브 점유율을 30.6%까지 끌어내린 상황. 문제는 이미 요스바니가 지쳤다는 것. 올 시즌 전반기 35.8%였던 요스바니의 리시브 성공률은 4라운드 들어 11.1%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그 사이 OK저축은행 라운드별 승점은 14점-10점-7점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4라운드 들어서는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6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승점 1점을 따낸 게 전부입니다.


이 정도면 적어도 "요스바니가 리시브 부담을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뛰어 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5라운드 이후에는 OK저축은행에서 뭔가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오는 걸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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