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40·LA 레이커스)가 결국 꿈을 이뤘습니다.
큰아들 르브론 '브로니' 제임스 주니어(20)와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경기에 함께 출전한 것.
NBA 역사상 부자가 같은 경기에 출전한 건 이들이 처음입니다.
그 전에는 부자가 같은 시즌에 NBA 선수로 활동한 적도 없었습니다.
레이커스는 22일(현지시간) 안방 구장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미네소타를 상대로 2024~2025시즌 첫 경기를 치렀습니다.
팀 간판 스타 아버지 제임스가 이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동안 이번 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55순위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아들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부자가 처음으로 코트 위에 나란히 서게 된 건 2쿼터 종료 4분을 남겨 놓은 시점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후 13분을 뛰고 벤치로 들어왔던 아버지가 첫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된 아들과 함께 코트로 향했습니다.
아버지 제임스는 벤치에서 아들에게 "준비됐어? 빡세지? 쫄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하면 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브로니는 코트에 들어간 지 36초 만에 팁인으로 첫 득점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공격 리바운드만 하나 기록했습니다.
2쿼터 종료 1분 38초를 남긴 시점에도 아버지에게 패스를 받아 날린 3점슛이 림에 맞고 튕겨 나오면서 브로니는 첫 득점 기록은 끝내 남기지 못했습니다.
브로니는 2쿼터 종료 1분 19초를 남겨 놓고 벤치로 물러나면서 정규리그 데뷔전을 마쳤습니다.
그러니까 제임스 부자의 첫 동시 출전 기록은 2분 41초 만에 끝이 난 것.
이 2분 41초 동안 아버지 제임스는 스크린 플레이로 아들 브로니를 돕기도 했습니다.
제임스는 팀이 110-103 승리를 거둔 뒤 "나이를 아주 많이 먹어 기억이 아주 흐려져도 브로니와 함께 코트에 처음 들어선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로니는 "경기를 망칠까 봐 걱정했는데 팬 여러분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날 전까지는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가운데 NBA에만 부자 동반 출전 기록이 없었습니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에서는 테드(1883~1941)-찰리(1902~1970) 네서 부자가 1921년에 이미 이런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다음으로 부자 동반 출전 기록이 생긴 건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였습니다.
1979~1980시즌 개막 당시 쉰한 살이던 고디 하우(1928~2016)가 두 아들 마티(70), 마크(69)가 뛰고 있던 하트퍼트에 합류하면서 삼부자 동시 출전 기록을 남겼습니다.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부자 동반 출전 첫 기록이 남은 건 1990년 8월 31일이었습니다.
시애틀 소속이던 켄 그리피 시니어(74)-주니어(55) 부자는 킹돔에서 열린 이날 안방 경기에 선발 2, 3번 타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경기 1회말 바로 연속 안타를 때린 그리피 부자는 아버지가 은퇴할 때까지 총 51경기에 함께 출전했습니다.
그리피 부자는 레이커스가 2024~2025시즌 첫 경기를 치른 NBA 경기장을 찾아 제임스 부자를 응원했습니다.
MLB에서는 팀 레인스 시니어(65)-주니어(45) 부자도 2001년 10월 3일부터 시즌 종료 때까지 볼티모어에서 함께 뛰었습니다.
그해 10월 2일까지 몬트리올에서 뛰었던 레인스 시니어는 볼티모어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 있던 아들이 콜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트레이드를 요청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뛰면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고향 팀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에서 한 시즌을 더 뛴 다음 유니폼을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