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켐베 '마운틴' 무톰보가 뇌종양으로 마지막 숨을 거뒀습니다. 향년 58세.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무톰보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늘 숨을 거뒀다고" 30일(현지시간) 알렸습니다.
2008~2009시즌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떠난 무톰보는 NBA 글로벌 홍보대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무톰보는 한마디로 위인(lager than life)이었다"는 말로 추모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무톰보는 코트 안에서는 NBA 역사에 손꼽히는 블로커였고 코트 밖에서는 다른 사람을 돕는데 열과 성의를 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뼛속까지 인도주의자인 무톰보보다 NBA 글로벌 홍보대사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었다"고 애도했습니다.
NBA Global Ambassador and Naismith Basketball Hall of Famer Dikembe Mutombo passed away today at the age of 58 from brain cancer. He was surrounded by his family.
— NBA (@NBA) September 30, 2024
NBA Commissioner Adam Silver issued the following statement. pic.twitter.com/uHgZgSBDUJ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 수도 킨샤사에서 태어난 무톰보는 농구 명문 조지타운대를 이끌던 존 톰슨 주니어(1914~2020) 감독 눈에 띄어 미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91~1992시즌 NBA 드래프트 때 전체 4순위로 덴버에서 지명을 받은 무톰보는 이후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뉴저지(현 브루클린), 뉴욕, 휴스턴까지 총 6개 팀에서 19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키 218cm였던 무톰보는 △1993~1994시즌 경기당 4.1개 △1994~1995시즌 3.9개 △1995~1996시즌 4.5개로 세 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무톰보는 결국 통산 블로킹 3289개로 NBA 선수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하킴 올라주원(61) 한 명만이 3830개로 무톰보보다 통산 블로킹이 많습니다.
무톰보는 상대 슛을 블로킹한 뒤 오른손 두 번째 손가락을 흔드는 동작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무톰보는 또 1999~2000시즌 경기당 14.1개, 2000~2001시즌 13.5개로 연이어 리그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선수가 올해의 수비수상을 못 받으면 이상한 일.
무톰보는 1994~1995, 1996~1997, 1997~1998, 2000~2001시즌 네 차례에 걸쳐 올해의 수비수로 뽑혔습니다.
NBA 역사상 이 상을 네 번 받은 건 무톰보가 처음이었습니다.
요컨대 무톰보는 NBA 최고 수비수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였고 그래서 얻은 벽이 '산(mountain)'입니다.
경기당 평균 9.8점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무톰보는 2015년 미국 농구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무톰보는 NBA에 이렇게 크고 굵은 발자국을 남겼지만 사실 미국에 처음 건너올 때만 해도 프로 농구 선수가 되는 데는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무톰보는 의사가 되어서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꿈이었습니다.
무톰보가 NBA에서 승승장구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숨겨 두고 있던 꿈을 다시 꺼내보게 된 건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무톰보의 어머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내전으로 신음하던 1997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에 무톰보는 조국의 현실을 알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에 무톰보는 조국의 현실을 알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데 앞장서게 됩니다.
그 결실로 탄생한 게 바로 어머니 이름을 딴 '비암바 마리 무톰보 병원'입니다.
무톰보는 또 콩고민주공화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학교를 설립해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와 함께 말라리아, 유괴 및 인신매매, 각종 성범죄 등 '아프리카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무톰보가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키다리 아저씨'로 활약한 건 아닙니다.
무톰보는 지적장애가 있는 이들이 참가하는 '스페셜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는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기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무톰보는 "내가 의사가 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여느 의사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더 많으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사람은 언제나 너무 빨리 떠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