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시즌 50호 홈런 타구를 지켜보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왼쪽).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소셜 미디어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30·LA 다저스)가 기어이 155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도루 클럽 문을 열었습니다.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한국이나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50홈런-50도루 클럽 회원은 오타니 한 명밖에 없습니다.

 

오타니는 시즌 48홈런-49도루를 기록한 채로 19일(이하 현지시간) 마이애미 방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간 오타니는 1사 1, 2루 상황에서 3루를 훔치면서 시즌 50호 도루를 성공시켰습니다.

 

오타니 시즌 50호 도루. MLB.tv 중계화면 캡처

2회에도 2루를 훔쳐 시즌 51호 도루를 성공시킨 오타니는 6회초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49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제 홈런을 하나만 더 치면 50홈런-50도루 클럽을 개설할 수 있는 상황.

 

오타니는 7회초에 다시 타격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마이애미 네 번째 투수 마이크 바우먼(29)이 네 번째 공으로 던진 너클커브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오타니 시즌 50호 홈런. MLB.tv 중계화면 캡처

오타니는 그러면서 호세 칸세코(60·당시 오클랜드)가 1988년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 클럽 문을 연 지 36년 만에 50홈런-50도루 클럽 문을 열었습니다.

 

오타니는 9회에도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51홈런-51도루 클럽까지 개설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시즌 51홈런과 51도루를 따로따로 기록해 본 선수도 배리 본즈(60)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본즈는 1990년 도루를 52개 성공시켰고 2001년 말 많고 탈 많은 73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오타니의, 오타니에 의한, 오타니를 위한…

오타니가 40홈런-40도루 클럽 여섯 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건 지난달 23일이었습니다.

 

단, 도루와 홈런을 한 개 단위로 끊으면 지난해까지는 42홈런-42도루 클럽이 최고 레벨이었습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49)가 1998년 시애틀 소속으로 42홈런-46도루를 기록하면서 이 클럽 문을 열었습니다.

 

오타니는 이달 2일 MLB 역사상 최초로 43홈런-43도루 클럽을 개설한 뒤 차근차근 기록을 새 클럽 문을 열었습니다.

한다면 한다?

오타니는 팀이 시즌 반환점을 돈 6월 25일까지 24홈런-16도루로 48홈런-32도루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50홈런은 가시권이라고 할 수 있어도 50도루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게 사실.

 

그런데 이후 팀이 75경기를 치르는 동안 도루 35개를 성공시키면서 기어이 시즌 도루 개수를 51개까지 늘렸습니다.

 

9경기를 남겨 둔 현재는 54홈런-54도루 페이스로 60홈런-60도루 클럽은 몰라도 55홈런-55도루 클럽 개설을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커튼 콜'에 답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가운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소셜미디어

50홈런-50도루 클럽 개설만큼 이날 경기 활약도 독보적입니다.

 

일단 같은 경기에서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나란히 기록한 건 MLB 역사상 이날 오타니가 처음입니다.

 

오타니는 또 이날 단타 1개, 2루타 2개를 더해 6타수 6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한 경기에서 △안타 5개 이상 △홈런 2개 이상 △도루 2개 이상을 기록한 것 역시 MLB 역사상 오타니가 처음입니다.

 

 

오타니는 이날 총 10타점을 올렸는데 이 역시 다저스 선수로는 최초 기록입니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120타점을 기록하면서 마쓰이 히데키(50·당시 뉴욕 양키스)가 2005년 남긴 아시아 타자 MLB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116타점)도 갈아치웠습니다.

 

오타니는 이날까지 123득점을 기록 중인데 홈플레이트를 5번만 더 밟으면 2001년 이치로!(51)가 세운 아시아 타자 MLB 한 시즌 최다 득점(127점) 기록도 새로 쓸 수 있습니다.

도루도 5개를 더하면 역시 같은 해 이치로!가 남긴 아시아 타자 MLB 최다 도루 기록(56개)도 넘어서게 됩니다.

 

 

다저스는 이날 20-4 승리를 거두면서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타니도 MLB 진출(2018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이 경기는 오타니의 MLB 통산 866번째 정규리그 경기였습니다.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없는 MLB 현역 선수 가운데 정규리그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가 바로 오타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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