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MLB 블로그들 돌아다니면 프로젝션 가지고 논의하는 과정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어서 장난 삼아 한번 해봤습니다.

선수의 성적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까? 이는 세이버메트리션들이 흥미롭게 다루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 각각의 세이버메트리션들이 저마다 프로젝션(Projection) 방법을 개발해 시즌 개막전 선수들의 성적 예상치를 내놓고는 한다. 대표적인 프로젝션으로는 Zips, Monkey the marcel, 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의 이름을 딴 Bill James 방식, 그리고 Baseball Prospectus(이하 BP)에서 제공하는 PECOTA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젝션에 토대가 되는 자료는 선수의 커리어, 부상 정도, 그리고 노쇠화 정도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바로 선수의 이적이다. 홈구장의 차이는 선수의 성적의 영향을 끼친다. 리그 변동도 마찬가지다. MLB의 경우 AL에서 NL로 이적하는 경우 또는 그 반대에 따라 선수의 프로젝션이 달라지게 된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경우도 마찬가지, 그럼 다른 나라의 리그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이를 확인하게 해주는 지표는 BP의 EqA다. 시대와 구장 등 선수의 성적에 개입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보정해 그 선수가 야구 역사 전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일러준다. 예를 들어 '98년까지 호세의 통산 EqA는 .272였다. 그리고 그 명성은 국내리그로도 그대로 옮겨져, 투수들에게 유리한 사직을 홈으로 쓰면서도 '흑갈매기‘라는 별명을 얻으며 무시무시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를 제외하자면 지금껏 국내 무대를 밟았던 선수들의 통산 EqA는 대개 .230~.240 사이에 위치한다. 지난해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EqA를 기록한 선수는 루벤 마테오로 기록은 .239였다. 하지만 그는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반면 래리 서튼은 .232의 낮은 EqA였지만 국내 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MVP급 활약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EqA에서 그리 큰 차이를 보이는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국내 무대 적응력에 따라 성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었다.

‘06 시즌 새로 국내 무대를 밟는 외국인 타자들의 EqA도 이 수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서브낵과 마이로우는 모두 통산 .241이다. 타자로서 둘의 능력은 엇비슷하다는 뜻이다. 예전 같았더라면 국내 성적에 있어선 서브낵이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표현해도 무방했을 것이다. 하지만 광주 구장의 변화가 타자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미지수라 보는 편이 옳다고 본다. 누가 더 잘하고 못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커링의 경우는 사정이 좀 다르다. 문학이 제 아무리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라 해도 .267의 EqA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여전히 MLB Royals 단장의 최고 실책 가운데 하나가 피커링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라는 뉴스도 곧잘 나오고 있다. 그만큼 많은 포텐션을 가졌더 타자가 바로 피커링이기 때문이다. 잘하면 호세나 서튼급 용병이 또 하나 나올지도 모르겠다. 출루율 좋은 김재현에 장타력 좋은 피커링, SK의 중심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제법 많은 시달림을 겪을 것만 같다.

물론 모든 규칙엔 예외가 존재한다.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가운데 한명으로 손꼽히는 브룸바의 통산 EqA는 .172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혀 다른 타자로 거듭나며 각종 타격 타이틀을 휩쓸었다. 모든 지표가 그렇듯,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해답이 될 수는 없는 까닭이다. 호세, 서튼 등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실력을 선보인 두 선수 그리고 새로운 야구 인생 개척을 위해 국내 무대를 선택한 피커링, 마이로우, 서브낵까지 과연 어느 선수가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려진다.


그러니까 BP도 질렀다는 뜻이겠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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