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다롱께서 쪽지를 보내셨습니다. 어딘가에 글이 올라왔는데 읽어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그 글의 문제점도 지적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점심 메뉴가 시원찮아서 식당에 가지 않은 지금 엑셀양을 살짝 흔들어 깨워봤습니다. 원문을 읽어 보셔야 할 테니, mlb드림의 stuff~~ 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

http://mlbdream.com/zeroboard/zboard.php?id=kbonpb&no=175

글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이닝당 볼넷과 삼진이 많으면 파워피쳐고 그렇지 않으면 피네스피쳐다. 그리고 그 중간은 뉴트럴피처라 볼 수 있다. 다롱께서 의문을 제기하신 건 볼넷이 아니라 사구, 즉 볼넷뿐 아니라 몸에 맞는 볼까지 계산에 들어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몸에 맞는 볼, 고의사구를 제외하고 순수한 볼넷과 삼진만으로 역시 최고의 파워피쳐와 피네스피쳐를 알아봤습니다. 대상은 원문과 같이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입니다.

먼저 파워피쳐 ;

'90 박동희 1.79 (BB 114, K 146)
'97 구대성 1.70 (BB 41, K 134)
'04 엄정욱 1.60 (BB 50, K 119)
'99 김수경 1.59 (BB 109, K 184)
'02 노장진 1.57 (BB 54, K 146)
'98 박명환 1.57 (BB 112, K 181)

그리고 피네스피쳐 ;

'86 차동철 0.45 (BB 24, K 35)
'88 차동철 0.45 (BB 21, K 45)
'91 이태일 0.47 (BB 28, K 31)
'88 이길환 0.49 (BB 32, K 28)
'88 이상군 0.51 (BB 22, K 47)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건, 사실 공식을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만, 삼진을 많이 잡는다고 해서 볼넷 역시 같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전에 그랬던 그래프를 다시 꺼내 보면 ;



거의 상관이 없다고 좋을 정도의 R-스퀘어 값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진짜 파워피쳐라면 삼진은 많고 볼넷은 적어야겠죠. 그러니까 宣 감독님 같은 분은 볼넷을 하도 안 내줘서 저 명단에 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분이야 말로 국내 사상 최고의 파워피쳐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한가지를 덧붙여 봤습니다. 저렇게 구한 수치에 K/BB를 곱해주는 겁니다. 그럼 삼진은 무지막지하게 잡지만 볼넷이 적은 투수들을 구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 공식을 대충 뜯어보니, 삼진이 좀 과대평가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삼진야 말로 파워피쳐의 상징 아니겠습니까? (몇 차례 언급해 드렸습니다만, 저 삼진에 환장한 놈입니다. -_-)

'95 선동열 14.09 (BB 14, K 140)
'93 선동열 11.94 (BB 20, K 164)
'96 구대성 10.24 (BB 27, K 183)
'91 선동열 09.72 (BB 25, K 210)
'88 선동열 07.53 (BB 35, K 200)
'96 주형광 06.95 (BB 38, K 221)
'98 임창용 06.01 (BB 30, K 141)
'89 선동열 06.00 (BB 48, K 198)
'99 임창용 05.96 (BB 29, K 141)
'85 선동열 05.71 (BB 20, K 103)

설명은 뭐 -_-; 이 분을 빼고 따로 쓰는 게 정상이 아닐까 싶은 ㅡ,.ㅡ

거꾸로 좋은 말로 피네스, 나쁜 말로 X볼 투수들은 ;

'82 감사용 0.26 (BB 47, K 23)
'83 장호연 0.29 (BB 67, K 31)
'87 임호균 0.32 (BB 80, K 38)
'82 오문현 0.36 (BB 34, K 22)
'85 박상열 0.37 (BB 41, K 25)
'87 진동한 0.40 (BB 49, K 34)
'84 임호균 0.42 (BB 80, K 44)
'86 하기룡 0.42 (BB 31, K 24)
'88 이길환 0.43 (BB 32, K 28)
'91 박정현 0.44 (BB 66, K 47)

감사용, 임호균, 오문현, 박정현 ; 삼미-청보-태평양 라인 만세 (-_-)/

제가 보기엔 후자가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직관에 좀더 부합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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