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작년과 같은 패턴으로 진행할 생각이었다면, 시즌 개막전에 미리 후보들을 '찍어' 봤어야 했다.

하지만 귀차니즘은 그런 걸 방해했고, 어느덧 올스타 브레이크가 다가왔다. 물론 여전히 시즌은 많이 남아 있고 '틀릴' 확률은 그대로다. 하지만 비교할 대상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ESPN.com의 Jayson Stark가 선정한 대상과 한번 비교해서 '틀려 보기로' 하겠다. 아무래도 J. Stark가 나보다는 훨씬 더 뛰어난 MLB 전문가니까.

Most Valuable Player 

AL - Magglio Ordonez, Detroit Tigers

전반기 동안 M. Ordonez는 .367/.446/.604를 때려냈다. 시끌벅적한 쪽은 A-Rod였지만 실속이라면 Ordonez였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 아줌마 파마 머리 아저씨는 득점권에서 타율 .440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덕분에 소속팀 디트로이트 역시 52승을 챙기며 AL 중부지구 선두에 자리잡고 있다. 샤이삭스는 땅을 치고 후회할 노릇이다.

그밖에 올스타 홈런 더비에서 1위를 차지한 LAA의 V. Geuerrero 역시 MVP 후보로 언급될 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Ichiro! 역시 중견수 포지션에 확실히 적응하며 다시금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Stark의 선택 역시 Ordonez였다.

NL - Chase Utley, Philadelphia Phillies

쿠어스 필드를 홈 구장으로 쓰지만 원정에서 더 강한 M. Holliday. 이건 그가 '쿠어스 효과'가 아니더라도 좋은 타자라는 사실을 증명해 줄 수는 있지만, 그래서 어쨌다는 이야긴가? 분명 Holliday는 좋은 타자지만 딱 거기까지다.

Holliday를 홈구장에 무관한 타자라고 전제했으니 C. Utley가 RC(69)에서 Holliday(61)보다 낫다는 사실은 일단 제외하자. 그러나 수비는? Utley는 뛰어난 공격수인 동시에 뛰어난 수비수이기도 하다. 전반기에 NL의 그 어떤 2루수도 Utley보다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Holliday의 공격력만 가지고는 Utley의 종합적인 능력치를 이겨내지 못한다.


Cy Young Awards

AL - Dan Haren, Oakland Athletics

솔직히 말해서, 나는 D. Haren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약속된' 완봉승을 이끌어낸 J. Santana 역시 아직은 Haren에 비할 바가 못 된다. 13 경기 연속 QS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올시즌 2점 이상 실점한 경기도 5번밖에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철벽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결국 C.C. Sabathia나 J. Santana 또는 J. Beckett이 최후에 웃는 자가 되지 않을까? 물론 Stark의 표현처럼 M. Mulder 트레이드는 현재 시점에서 A's의 승리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말이다.

NL - Jake Peavy, San Diego Padres

물론 Peavy는 투수들의 구장에서 뛴다. 팀 동료 C. Young도 마찬가지. 하지만 마지막으로 확인해 봤을 때까지 Dodgers의 홈구장 역시 그대로 Dodger Stadium이었다. 그러니까 B. Penny가 '고독한 에이스'라는 사실만으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될 자격은 없다는 이야기다.

Penny는 홈런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지만, Peavy도 마찬가지다. Penny는 볼넷도 적다고? Peavy는 아니라고 누가 그러던가? 그런데 Penny보다 Peavy의 탈삼진 비율이 더 좋다. 맞다. 나는 언제든 삼진 머신을 선호한다. 그래서 내 선택은 Peavy다. 그리고 아마 시즌이 끝나고도 이 자리에는 그의 이름이 있을 것 같다.


Rolaids Relief Awards 

AL - J.J. Putz, Seattle Mariners

구원 투수의 우열을 가리는 건 확실히 곤란하고 피곤한 작업이다. 이들은 한 해 잘했다고 다음 시즌에 또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면 한 경기 한 경기를 내다볼 수 없다는 표현이 좀더 사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빅 리그의 그 어떤 구원투수도 Putz보다 높은 WPA를 기록하지 못했다. 유사한 방식으로 측정되는 WXRL 역시 마찬가지. 그러니까 제 아무리 마무리 투수라고 해도 0.59밖에 안 되는 WHIP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위에서 실컷 설명한 것처럼 과연 후반기에도 같은 수치를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NL - Takashi Saito, LA Dodgers

마찬가지로 NL에서 T. Saito(3.10)보다 뛰어난 WPA를 기록한 구원 투수는 없다. BS 2개가 있었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Saito는 평균 1.94의 LI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Putz의 경우 1.59였고, 35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Saito보다 더 긴박한 순간에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작년의 센세이션이 단지 플루크가 아니었다는 점을 멋지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Dodgers팬들은 아무도 더이상 Gagne(WPA 1.90)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확실히 NL 최고의 구원투수는 Saito였다.


Rookie Of the Year 

AL - Hideki Okajima, Boston Redsox

시즌 개막전에 Dice-K 대신 Okajima가 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면 아마 아무도 믿지 않으려 들었을 것이다. 사실 Okajima는 Dice-K의 별책부록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빅리그 데뷔 초구 피홈런.

하지만 이제 그가 없는 Redsox 불펜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사실 Papelbon을 제외하고 나면 이 팀에 믿을 만한 불펜 요원은 사실 Okajima뿐이다. 그러니까 단지 Redsox 팬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올스타에 선정된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확실히 Okajima는 올스타 자격은 갖춘 선수다.

NL - Hunter Pence, Houston Astros

지난 6월말 Astros의 프랜차이즈 스타 C. Biggo는 3,000번째 안타를 때려냈고, 그 자리엔 Houston의 또 다른 전설 J. Bagwell이 함께 했다. 비록 챔피언 반지는 얻지 못했지만 이 둘이 함께했던 Astros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바로 H. Pence의 이름과 함께 말이다. 펜스는 전반기를 .342/.367/.589로 마쳤다. 스프링 캠프에서 보여준 에너지를 기록으로 멋지게 증명한 트랜스포머. 이변이 없는 한 Pence의 이름이 곧 Astros가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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