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순연된 경기의 최종 일정표가 나왔다. 물론 더블 헤더를 치르는 팀도 있는 데 비해, 하루에 두 경기를 피할 수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현대로서는 상당히 껄끄러운 모양새다. 연거푸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과 대결을 치러야 하고, 그 뒤에는 한화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9월 5일 문학 구장에서 SK와 경기를 치르고, 장소를 잠실로 옮겨 두산과 이틀 연속으로 경기를 치른다. 비록 최근에는 예전처럼 현저하게 깨지지는 않지만, 분명 걱정되는 상대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9월 9일과 10일에는 한화와 수원에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만약 먼저 세 경기에서 혹시 연패라도 당한다면, 확실히 엄청난 압박감 속에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일정인 것이다.
이후 롯데와 두 경기를 사이에 두고, LG를 각각 잠실과 수원에서 한번씩 만난다. 그 다음이 KIA, 그리고 다시 SK다. LG와 롯데에게 좋은 승부를 가져간다고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목을 매고 있는 두 팀과 다시 상대해야 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어서 대구에서 삼성과 경기를 펼친다. 이때 현대의 순위를 장담하기 힘든 노릇이다. 그리고 다시 광주에서 KIA와 맞붙어야 한다. 비록 KIA에게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해도, 자칫 3위권조차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꼭 그래야만 될 사정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두산과 다시 만난다. 여기까지도 충격인데 현대를 기다리고 있는 상대는 다시 한화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도 귀엽다. 시즌 마지막 상대는 삼성이다. 도대체 어느 한 주도 마음을 편히 놓기 힘든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야구 시즌이 길어서 좋은 건, 가을야구 자격이 없는 팀이 한 순간의 플러크로 플레이오프에 진출되는 걸 막는다는 데 있다. 그리고 어느 팀에게나 그렇겠지만, 확실히 우려가 되는 모양새로 짜여진 스케줄이다. LG, 롯데와 대결을 펼치는 한 주 정도가 그나마 안심이 될 정도다. 이게 엄살이라면 좋겠지만, 사정은 그리 넉넉지가 못하다.
물론 3위 이내로 가을 야구에 입성할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2위 자리를 확실히 지켜내길 바란다. 그러나 동시에 4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 상황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한다. 유니콘스가 최우에 웃는 팀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