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WILD CARD       W      L     WIN%      GB
Chicago 66 45 .595 ---
Minnesota 66 46 .589 0.5
Boston 65 46 .586 1.0

다른 팀도 아니고 캔자스시티에게 재역전패를 당한 건 확실히 충격적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데이빗 오티스가 41호 홈런을 날렸다는 점뿐이다. 양키스 역시 화이트삭스에게 패하며 2게임 차이가 그대로 유지되긴 했지만, 확실히 최근 보스턴은 좀 아쉬운 경기를 많이 펼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미네소타는 디트로이트를 4:2로 꺾으면서 레드삭스를 끌어 내리고 AL 와일드카드 2위로 올라섰다. 여전히 디비전 레이스가 더 중요하다고 믿지만, 이 역시 좋은 징조는 못 된다.

최근 20경기에서 레드삭스는 11승 9패를 기록 하고 있다. 5할에서 겨우 2경기 앞선 기록, 반면 양키스와 미네소타는 14승 6패를 내달리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확실히 경쟁 팀들에 비해 분위기가 쳐져있는 셈이다. 클리블랜드와 탬파베이 등 하위권에 쳐져 있는 팀들을 상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더욱 우려스럽다. 승리를 챙기는 과정도 그렇다. 물론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두는 건 짜릿한 일이다. 하지만 강팀이라면 끝내기 상황까지 몰려서는 안 된다.

이 기간 동안 레드삭스 타자들은 .286/.347/.473을 쳤다. 시즌 평균 .283/.363/.458과 비교할 때 그리 큰 차이(GPA .274 vs .278)는 없는 모습이다. 개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데이빗 오티스가 .351/.432/.727로 완전히 자기 몫을 소화해냈고, 매니 라미레즈 역시 .365/.402/.730으로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이다. 닉슨의 빈자리를 대신한 윌리 모 페냐 또한 .270/.357/.541이다. 중심 타선의 역할 소화는 확실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이크 로웰(.211/.246/.333)이 부진해 그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여기에 제이슨 베리텍이 부상으로 DL에 등재됐고, 덕 미라벨리는 .174/.208/.391로 빈자리를 거의 채워주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이러다 보니 타선 전체가 상대 수비진에 안겨주는 공포가 덜해진 것이다.

투수진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20경기 동안 가장 안정적인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카일 스나이더(2.87)이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스나이더는 선발보다 롱 릴리프에 더 어울리는 선수다. 원투 펀치 조쉬 베켓은 4.50, 실링은 5.76의 방어율로 13승 콤비에 어울리는 모습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나마 믿을 만한 불펜 요원이었던 마이크 팀린의 방어율 역시 무려 6.23에 달했다. 정말 믿을 만한 투수라고는 이 기간 동안 1승 4 세이브, 방어율 0.93을 기록한 파펠본뿐이었다. 선발-불펜 가리지 않고 투수력 전체가 안정돼 있지 못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공격력보다는 확실히 투수진의 부진이 팀 성적이 떨어진 주요 원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보스턴 FO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못했고, 결국 이제 이 약점이 서서히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양키스와 지구 경쟁을 하든, 샤이삭스 또는 미네소타와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든 탬파베이에 이어 캔자스시티에서도 나쁜 모습을 보인다면 분위기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반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어쩌면 몇 년 동안 AL 동부지구는 거의 유사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8월 들어 꼭 양키스에게 추월을 허용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올해는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를 꼭 맞이하길 바란다. 2006 지구 우승 페넌트가 펜웨이 파크에 꼭 걸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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