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은퇴 위기에 몰린 시모나 할레프. 마드리드=로이터 뉴스1

시모나 할레프(31·루마니아)가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4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할레프는 지난해 US 오픈 때 채취한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록사두스타트' 성분이 나와 잠정적 출전 정비 처분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이어 올해 5월에도 선수생체수첩(ABP) 분석 결과를 통해서도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프로 테니스 선수가 도핑 의혹을 받을 때는 '국제 테니스 건정성 기구'(ITIA·International Tennis Integrity Agency)에서 징계를 내리게 됩니다.

 

ITIA는 국제테니스연맹(ITF)남자프로테니스(ATP), 여자프로테니스(WTA)에서 2021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원래는 승부 조작 같은 부정부패에 대응하는 단체로 출발한 뒤 지난해 1월 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도핑 관련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독립 심판위원회 판결

ITIA는 비영리 단체인 '스포츠 레졸루션즈'에 의뢰해 할레프의 도핑 여부를 판가름하는 '독립 심판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이 케이스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임시 법원'을 꾸린 셈입니다.

 

이 임시 법원은 6월 28, 29일 영국 런던에서 청문회가 열고 할레프 측 해명과 ITIA에서 내세운 도핑 전문가들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그리고 13일 할레프가 고의로 도핑을 저지른 게 맞다고 판결했습니다.

 

위원회는 "약물에 오염된 영양 보충제를 복용했다는 할레프 측 주장은 인정하지만 그 보충제가 록사두스타트 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해 "ABP에서 나온 추가 증거가 도핑 의혹을 사실로 입증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의심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캐나다 마스터스 당시 시모나 할레프. 토론토=로이터 뉴스1

록사두스타트는 주로 빈혈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물로 적혈구 생산을 늘리는 기능을 합니다.

 

그리고 적혈구가 늘어나면 심폐지구력이 올라갑니다.

 

이 때문에 사이클 도로, 육상 장거리 선수 등이 이 약물을 복용했다가 도핑 테스트에 걸리곤 합니다.

 

할레프는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게 아니다"면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할레프는 "지난해 하드 코트 시즌을 앞두고 원래 먹던 보충제 외에 새 보충제를 추가했는데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한) 거의 20년 동안 200차례에 가까운 도핑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깨끗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US 오픈 1라운드 패배 후 고개 숙인 시모나 할레프. 뉴욕=로이터 뉴스1

(국내 누리꾼에게는 가슴 축소 수술을 받은 것으로 더 유명한) 할레프는 2018년 프랑스 오픈, 2019년 윔블던을 비롯해 투어 대회에서 총 24번 우승을 차지한 선수입니다.

 

2017년 10월 9일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총 64주 동안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 정도 '네임드' 선수가 도핑으로 징계를 받은 건 2016년 마리야 샤라포바(36·러시아·은퇴) 이후 할레프가 처음입니다.

 

샤라포바는 처음에 ITF에서 2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CAS 항소를 통해 징계 기간을 15개월로 줄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채 2020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할레프는 당시 샤라포바보다도 나이가 많기 때문에 CAS에서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하면 그대로 코트를 떠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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