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9 윔블던 남자 단식 챔피언을 차지한 노바크 조코비치 결승전 경기 장면. 뉴욕타임스 제공


승리의 여신은 로저 페더러(38·스위스·세계랭킹 3위) 그리고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를 찾은 대다수 테니스 팬들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나왔습니다.


노바크 조코비치(32·세르비아·1위)가 이 대회 역사상 제일 오래 걸린(4시간 57분)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페더러를 3-2(7-6, 1-6, 7-6, 4-6, 13-12)로 물리치고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윔블던 2연패이자 생애 다섯 번째 우승. 조코비치는 이 대회 2011, 2014, 2015, 2018, 2019년 챔피언입니다. 이 가운데 2014, 2015년 그리고 올해 결승전 상대가 페더러였습니다.


조코비치는 "이런 경기에서도 한 명은 져야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면서 "팬들이 '로저'를 더 많이 외쳤지만 내 귀에는 '노바크'라고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조코비치는 페데러를 상대로 26승 22패(승률 .542)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조코비치는 또 이날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16승(호주 오픈 7승, 프랑스 오픈 1승, 윔블던 5승, US 오픈 3승)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2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을 2승 차이로 추격했습니다. 최다 우승자는 물론 페더러(20승)입니다.


2019 윔블던 결승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는 로저 페더러. 윔블던 홈페이지


조코비치는 이날 4세트 일곱 번째 게임까지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브레이크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페더러의 서브가 좋았던 것. 페더러는 이날 서브 에이스에서 조코비치에 25-10으로 앞섰습니다. 그렇다고 공격이 나빴던 것도 아닙니다. 공격 성공(winners) 역시 94-54로 페더러가 우위였습니다. 전체 포인트도 218-204로 페더러가 앞섰습니다.


문제는 범실(unforced errors). 페더러는 이날 조코비치보다 10개 많은 범실 62개를 저질렀고, 범실이 나온 타이밍도 좋지 못했습니다. 윔블던 결승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5세트 타이브레이크 끝에 승부를 결정한 챔피언십 포인트도 페더러의 범실이었습니다.



사실 페더러는 이날 5세트 게임스코어 7-7 상황에서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자기 서브 게임 때 40-15로 앞서면서 더블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았습니다. 여기서 포핸드 범실을 저질렀고 이어서 조코비치에게 위너를 허용하며 듀스. 페더러가 끝내 이 게임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조코비치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매치 포인트에 먼저 도달하고도 우승하지 못한 건 1948년 대회존 브롬위치(1918~1999)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메이저 대회에 프로 선수 출전을 허용한 '오픈 시대'(1968년) 이후에는 페더러가 처음입니다. 만약 페더러가 이날 승리했다면 오픈 시대 이후 최고령(만 37세 11개월) 메이저 우승자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페더러는 "정말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겠다"면서 "나나 조코비치 모두에게 우승 기회가 있었다. 내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모나 할레프가 2019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무습. 할레프 페이스북


한편 전날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시모나 할레프(28·루마니아·7위)가 세리나 윌리엄스(38·미국·10위)를 56분 만에 2-0(6-2, 6-2)으로 물리쳤습니다. 할레프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지난해 프랑스 오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할레프는 "루마니아에는 잔디 코트가 없다. (서브가 강한 선수가 유리한) 잔디 코트 위에서 윌리엄스를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윌리엄스가 경기 감각을 찾으면 도저히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초반부터 틈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호주 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를 11번 치르는 동안 두 번 우승한 건 할레프와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2·일본·2위) 두 명뿐입니다. 오사카는 지난해 US 오픈올해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습니다. 반면 남자부는 같은 기간 조코비치(4회), 나달(4회), 페더러(3회)를 제외한 우승자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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