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8·미국)이 알파인 스키 월드컵 56년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87번째 우승 기록을 남긴 선수가 됐습니다.
시프린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오레에서 열린 2022~2023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여자부 제34차 회전 경주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41초 77로 우승했습니다.
시프린은 전날 대회전 경주에서 우승하며 잉에마르 스텐마르크(67·남·스웨덴)와 이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 기록(86승)을 쓴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스텐마크르를 뛰어 넘어 역대 1위 기록 보유자가 됐습니다.
경주가 끝난 뒤 그대로 눈밭에 주저 앉았던 시프린은 "어제 놀라운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오늘은 부담이 없었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자부 2위 기록은 2018~2019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스키 여제' 린지 본(39·미국)이 남긴 82승입니다.
1970, 80년대 남자 스키를 주름잡았던 스텐마크르는 33세였던 1989년에 86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본이 82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을 때는 34세였습니다.
스텐마르크보다 1170일 먼저 86승 고지에 도달한 시프린이 지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20대에 100승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시프린이 스텐마르크를 넘어서는 데도 34년이 걸렸지만 시프린의 기록을 깨는 데는 더 오래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시프린을 제외하면 36승을 기록한 라라 구트 베라미(32·스위스)가 최다승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시프린은 "나를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이 오랜 세월 동안 이렇게 도와준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눈 덮인 산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알파인 스키는 기문(旗門) 사이 간격과 경주 거리에 따라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등으로 나뉩니다.
보통 활강과 슈퍼대회전은 속도, 회전과 대회전은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합니다.
스텐마르크는 회전(40승)과 대회전(46승)에서 86승을 전부 기록한 '테크니션'이었습니다.
시프린도 회전에서 53승, 대회전에서 20승을 올린 테크니션이지만 슈퍼대회전(5승)과 활강(3승)에서도 우승 기록을 남겼습니다.
특정 세부 종목에서 50승 이상 거둔 것도 시프린뿐입니다.
스텐마르크는 "시프린은 모든 세부종목에서 놀랍도록 뛰어나다"라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시프린은 나와 비교할 수 없는 경지"라고 평했습니다.
시프린은 이날까지 246차례 경주에 출전해 그중 35.3%를 1위로 마쳤습니다.
알파인 스키 월드컵은 경주마다 1위가 100점, 2위가 80점, 3위가 60점을 얻는 방식으로 시즌 순위를 가립니다.
시프린은 평균 60.9점으로 경주를 마쳤습니다. 평균 성적이 3위 이상이었던 겁니다.
시프린은 이번 시즌에도 회전과 대회전 종합 우승을 확정하면서 전 종목 점수를 합친 시즌 순위까지 1위를 확정했습니다.
시프린이 시즌 순위 1위에 오른 건 2017, 2018, 2019, 2022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시프린이 2023~2024 시즌에도 종합 우승을 차지하면 아네마리 모저프뢸(70)과 함께 역대 최다 시즌 우승 기록(6회) 보유자로고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