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페르스타펀(25·네덜란드·레드불)이 포뮬러원(F1) 역대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페르스타펀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2 멕시코 그랑프리에서 1시간 38분 36초 729에 체크기를 받으면서 시즌 14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전까지는 '황제' 미하엘 슈마허(53·은퇴)가 2004년, 제바스티안 페텔(35·이상 독일)이 2013년 각 13번 우승한 게 F1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이었습니다.
페르스타펀은 이날 시즌 랭킹 포인트를 416점으로 끌어올리면서 루이스 해밀턴(37·영국·메르세데스)이 2019년 남긴 종전 기록(413점)도 넘어섰습니다.
아직 브라질(다음 달 13일), 아부다비(다음 달 20일) 그랑프리가 남아 있어 올 시즌 우승 횟수와 랭킹 포인트 모두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르스타펀은 역시 F1 드라이버였던 아버지 요스(50) 씨와 역시 레이싱 선수였던 어머니 소피 큄펀(47) 씨로부터 운전 재능을 물려받았습니다.
페르스타펀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꼬마 시절 아버지와 베네통에서 같이 뛰던 '독일 아저씨'에게 카트(kart) 운전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 독일 아저씨가 바로, 2019년까지 F1 역대 최다 우승 기록(91회) 단독 보유자였던, 슈마허였습니다.
그 덕분인지 페르스타펀은 운전면허증보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슈퍼 라이선스'를 먼저 땄습니다.
일반 도로에서 보통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불법이었을 때도 그랑프리 트랙 위에서 F1 머신을 조종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겁니다.
Michael Schumacher & Max Verstappen ❤#KeepFightingMichael #MV33 #MaxVerstappen33 pic.twitter.com/LTt62kTULT
— Mick Schumacher Türkiye 🇹🇷 (@MickSumiTr) January 1, 2022
페르스타펀은 2015년 호주 그랑프리를 통해 F1 역대 최연소(만 17세 5개월 15일) 데뷔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만 18세 7개월 15일로 F1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남겼습니다.
이전까지는 페르스타펀보다 어린 나이에 F1 포디엄(시상대)에 오른 선수도 없었습니다.
F1에서는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뒤, 본선에서도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랩 타임 1위 기록까지 남기는 걸 그랜드 슬램이라고 부릅니다.
페르스타펀은 지난해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에서 F1 역대 최연소(만 23세 9개월 4일) 그랜드슬램 기록까지 남겼습니다.
페르스타펀은 지난해 마지막 대회였던 아부다비 그랑프리 시작 전까지 랭킹 포인트 395.5점으로 해밀턴과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페르스타펀은 폴 포지션을 차지했지만 경주 시작과 동시에 해밀턴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전체 58바퀴 중 53바퀴를 돌 때까지 계속 끌려갔습니다.
이대로 경주가 끝나면 해밀턴은 개인 여덟 번째로 월드 챔피언에 오르면서 '독일 아저씨'가 가지고 있던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었습니다.
그때 니콜라스 라티피(27·캐나다·윌리엄스메르세데스)가 사고를 내면서 세이프티 카가 트랙에 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밀턴은 페르스타펀을 멀리 따돌리지 못했고 타이어 교체 타이밍까지 놓쳤습니다.
반면 페르스타펀은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 끼우고 나온 뒤였고 레이스 재개와 함께 해밀턴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아부다비 그랑프리 우승과 함께 개인 첫 월드 챔피언 타이틀까지 따냈습니다.
페르스타펀은 그러면서 F1 역사상 네 번째로 어린 나이(만 24세 2개월 12일)에 월드 챔피언에 오른 선수가 됐습니다.
F1 역대 최연소 데뷔, 최연소 그랑프리 우승 기록을 세우고도, 해밀턴이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탓에, 월드 챔피언 등극 기회는 생각처럼 쉽게 잡지 못했습니다.
그마저 세이프티 카 등장이라는 돌발 변수가 아니었다면 챔피언 등극을 장담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스페인 그랑프리(6라운드) 우승과 함께 샤를 르클레르(27·모나코·페라리)를 제치고 랭킹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18라운드 대회인 일본 그랑프리 때 이미 월드 챔피언 2연패를 확정했고 이날은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새로 썼습니다.
동시에 페르스타펀이 몸담고 있는 컨스트럭터(constructor·팀) 레드불도 9개 그랑프리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컨스트럭터 연속 우승 기록은 맥라렌이 1988년 남긴 11회입니다.
페르스타펀은 결국 아부바디 그랑프리 3연패에 성공하면서 15승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