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휴스턴이 여전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이었던 2007년 4월 6일(이하 현지시간).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던 크레이그 비지오(57)는 이날 안방 경기에 톱타자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에서 포수 뜬공으로 물러났습니다.
상대팀 세인트루이스 마운드는 애덤 웨인라이트(41)가 지키고 있었고 그가 던진 공을 받은 포수는 야디에르 몰리나(40)였습니다.
웨인라이트와 몰리나가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5,640 days ago pic.twitter.com/0ggbIZoJFU
— St. Louis Cardinals (@Cardinals) September 14, 2022
이로부터 5640일이 지난 14일 안방 밀워키전에서 웨인라이트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선발 포수 몰리나가 공을 받았습니다.
두 선수가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건 이 경기가 325번째였습니다.
그리고 (제목을 보고 다들 아셨을 것처럼) 메이저리그 역사상 어떤 배터리도 이런 기록을 남긴 적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1963~1975년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던 투수 미키 롤리치(82)와 포수 빌 프리핸(1941~2021)이 324경기에서 선발 배터리를 이룬 게 최다 기록이었습니다.
웨인라이트-몰리나 배터리는 이날 2회초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결국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2회말에 곧바로 2-1 역전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가 결국 4-1 승리를 거두면서 웨인라이트가 승리 투수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두 선수는 선발 배터리로 116승 92패(승률 .643)를 남기게 됐습니다.
두 선수가 선발 배터리를 이룬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213승 112패(승률 .655)를 기록 중입니다.
물론 어떤 배터리도 팀에 이렇게 승리를 많이 안기지는 못했습니다.
몰리나는 "웨이노(웨인라이트 애칭)처럼 좋은 사람과 이 순위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리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웨인라이트는 "앞으로도 우리처럼 많이 호흡을 맞춘 배터리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카일 헨드릭스(33)와 윌슨 콘트레라스(30)가 시카고 컵스에서 105번 선발 배터리를 꾸린 게 2위 기록입니다.
순위 | 투수 | 포수 | 팀 | 연도 | 경기 |
① | 애덤 웨인라이트 | 야디에르 몰리나 | 세인트루이스 | 2007~2022 | 325 |
② | 미키 롤리치 | 빌 프리핸 | 디트로이트 | 1963~1975 | 324 |
③ | 워런 스판 | 델 크랜들 | 애틀랜타 | 1949~1963 | 316 |
④ | 레드 파버 | 레이 스콜크 | 시카고W | 1914~1926 | 306 |
⑤ | 돈 드라이스데일 | 존 로즈보로 | LA 다저스 | 1957~1967 | 283 |
⑥ | 레드 러핑 | 빌 디키 | 뉴욕 양키스 | 1930~1946 | 282 |
⑦ | 스티브 로저스 | 게리 카터 | 몬트리올 | 1975~1984 | 270 |
⑧ | 밥 레몬 | 짐 헤이건 | 클리블랜드 | 1946~1957 | 264 |
⑨ | 얼리 윈 | 짐 헤이건 | 클리블랜드 | 1949~1957 | 250 |
⑩ | 톰 글래빈 | 하비 로페스 | 애틀랜타 | 1994~2002 | 248 |
두 선수가 배터리를 이루는 모습은 올해가 마지막일 확률이 큽니다.
몰리나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몰리나보다 한 살 더 많은 웨인라이트 역시 내년부터 현역 선수가 아니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닙니다.
확실한 건 두 선수가 '영혼의 배터리'라는 게 존재한다고 세상에 확실히 증명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