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1~2022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최우수선수(MVP) 스테픈 커리. NBA 홈페이지

스테픈 커리(34·골든스테이트)가 마침내 모든 걸 가진 남자가 됐습니다.

 

골든스테이트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보스턴 방문 경기로 열린 2021~2022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6차전에서 103-90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골든스테이트는 2017~2018시즌 이후 4년 만에 왕좌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파이널 6경기에서 평균 31.2점에 리바운드 6.0개, 도움 5.0개, 가로채기 2.0개를 기록한 커리가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가 됐습니다.

 

 

커리는 이전에도 세 차례(2014~2015, 2016~2017, 2017~2018시즌) 우승 반지를 끼웠지만 파이널 MVP로 뽑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첫 우승 때는 앤드리 이궈달라(38), 이후 두 차례 우승 때는 케빈 듀랜트(34·브루클린)가 파이널 MVP를 차지했습니다.

 

커리는 정규리그 때는 2014~2015, 2015~2016시즌 2년 연속으로 MVP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전까지 NBA 역사상 네 번 이상 우승을 차지하고 정규리그와 파이널 MVP 수상 경험이 모두 있는 선수는 일곱 명밖에 없었습니다.

 

▌NBA 4회 이상 우승 & 파이널 MVP & 정규리그 MVP 수상 기록 보유자
 이름  챔피언 등극  파이널 MVP  정규리그 MVP
 카림 압둘자바  6  2  6
 어빙 '매직' 존슨  5  3  3
 마이클 조던  6  6  5
 샤킬 오닐  4  3  1
 팀 던컨  5  3  2
 코비 브라이언트  5  2  1
 르브론 제임스  4  4  4
 스테픈 커리  4  1  2

 

커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일곱 명 평균 키는 208cm로 커리(188cm)보다 20cm가 큽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는 초월 번역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가 커리라고 할 수 있는 것.

 

다만 커리가 NBA 역대 최단신 파이널 MVP는 아닙니다.

 

키 185cm인 아이제아 토마스(61)가 1989~1990 파이널 MVP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골든스테이트 2014~2015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등극 당시 빌 러셀과 스테픈 커리. NBA 홈페이지

아, 빌 러셀(88)도 NBA 정상은 11번, 정규리그 MVP는 5번 차지했지만 파이널 MVP 수상 이력은 없습니다.

 

러셀이 NBA에서 마지막으로 뛴 1968~1969시즌이 되어서야 파이널 MVP가 생겼습니다.

 

NBA 사무국은 대신 2008~2009시즌부터 파이널 MVP에게 '빌 러셀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중복 수상자를 제외하면 커리는 이 트로피를 받은 여덟 번째 선수입니다.

 

빌 러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는 스테픈 커리.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이제 커리에게 아직 없는 한 가지를 굳이 꼽자면 올림픽 금메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 표에 등장한 선수 가운데 커리, 카림 압둘자바(75)와 팀 던컨(46)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는 모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습니다.

 

압둘자바는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에서 대표팀 차출을 거부했습니다.

 

던컨은 2004 아테네 대회 때 한 번 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스티브 커 감독과 나란히 벤치에 앉아 있는 스테픈 커리. 미국프로농구(NBA) 홈페이지

커리는 아직 미국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도 없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당시에는 부상이었고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참가 의사를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대회가 1년 늦어지면서 계획을 바꿨습니다.

 

다만 스티브 커(57) 골든스테이트 감독이 2024 파리 올림픽 미국 대표팀 사령탑인 만큼 이번에는 커리도 승선할 확률이 높은 상황.

 

그러니까 우리는 2년 후 올림픽에서 농구 역사상 최고 슈터가 화룡점정 하는 모습을 지켜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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