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에반 푸르니에(뉴욕)을 마크 중인 마커스 스마트. 뉴욕=로이터 뉴스1

마커스 스마트(28·보스턴·가드)가 2021~2022 미국프로농구(NBA) '올해의 수비수'(DPOY)로 뽑혔습니다.

 

NBA에서 18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DPOY 투표 결과를 보면 스마트는 1위 표 37장, 2위 표 18장, 3위 표 18장을 받아 총점 257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미칼 브리지스(26·피닉스·포워드)가 202점으로 2위, 최근 네 시즌 동안 이 상을 세 차례 차지한 뤼디 고베르(30·유타·센터)가 136점으로 3위였습니다.

 

백코트 선수가 DPOY를 받은 건 1995~1996시즌 게리 페이턴(54·당시 시애틀) 이후 스마트가 처음입니다.

 

스마트는 이전에도 2018~2019, 2019~2020시즌 두 차례에 걸쳐 NBA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3점 슛을 쏘는 시대

백코트 선수가 이제야 다시 DPOY를 타게 된 건 (취재진과 방송 관계자 등) 투표인단 성향이 변하는 속도가 리그 트렌드가 변하는 속도보다 늦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여기서 '변한다'는 건 물론, 위에 있는 그래프를 보면 아시는 것처럼, 3점슛입니다.

 

NBA에서 처음 3점슛을 도입한 1979~1980시즌에는 전체 필드 골 시도 가운데 3.1%만 3점슛이었습니다.

 

페이턴이 DPOY를 탄 1995~1996시즌이 되면 이 비율은 20%로 오릅니다. 이번 시즌에는 40%로 다시 두 배가 늘었습니다.

 

갈수록 소위 '외곽 수비'가 더욱 중요하게 변하고 있는 겁니다.

 

카이리 어빙(오른쪽)을 막고 있는 마커스 스마트. 보스턴 헤럴드 홈페이지

보스턴은 이번 시즌에 상대 3점슛을 33.9%로 막았습니다. 마이애미, 골든스테이트와 함께 리그 공동 1위 기록입니다.

 

전체 필드 골 허용률은 43.4%로 1위고, 수비 레이팅 역시 106.2로 골든스테이트와 함께 공동 1위입니다.

 

당연히 NBA 30개 구단 가운데 경기당 평균 실점이 가장 적은 팀이 보스턴(104.5점)이 보스턴입니다.

 

물론 농구에서 수비는 선수 개인 능력보다 조직력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스턴은 코트 방위 사령관이 누구냐'고 물으면 스마트가 제일 정답에 가까울 겁니다.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마커스 스마트. 댈러스=로이터 뉴스1

스마트는 이번 시즌 가로채기 3위(경기당 평균 1.7개), 상대 드리블이나 패스를 쳐내는 디플렉션 7위(2.9개), 루즈볼 커버 9위(1.0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요컨대 스마트는 백코트에서 '손이 참 빠른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는 또 상대 선수 공격자 파울을 경기당 평균 0.23개(8위) 유도했습니다.

 

그러니까 손만 그런데 아니라 발도 빨랐던 것.

 

그리고 이런 선수에게는 당연히 '수비가 좋다'는 평가가 따라다니게 마련입니다.

 

케빈 듀랜트의 돌파를 막아선 마커스 스마트. 유튜브 화면 캡처

스마트(191㎝)는 NBA 선수로는 큰 키라고 할 수 없습니다.

 

대신 주전 센터 알 호포드(36)가 빠졌을 때는 상대 빅맨을 마크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좋습니다.

 

여기에 앞서 본 것처럼 (적어도 수비에서는) '농구 BQ'까지 뛰어납니다.

 

스마트는 또 팀 충성도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보스턴이 과연 이번 시즌에는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는 말을 '스마트하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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