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1 아나스타 오픈 챔피언 권순우. 카자흐스탄 테니스 협회 제공

권순우(24·당진시청·82위)가 한국 선수로는 18개월 8개월 15일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정상을 밟았습니다.

 

권순우는 26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에서 열린 2021 아스타나 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에서 제임스 더크워스(29·호주·65위)에 2-0(7-6, 6-3)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형택(45·은퇴) 이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ATP 투어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현재 ATP는 대회 수준을 △그랜드 슬램 △ATP 마스터즈 1000 △ATP 500 △ATP 250으로 구분합니다.

 

'메이저 대회'라고도 부르는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하면 랭킹 포인트 2000점을 받고 나머지 대회에서는 뒤에 붙은 숫자만큼 랭킹 포인트를 가져 갑니다.

 

아스타나 오픈과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모두 현재 기준으로 ATP 250에 해당하는 대회입니다.

 

이전까지는 올해 바이킹 인터내셔널 이스트존 4강이 권순우가 ATP 250에서 남긴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2021 아나스타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권순우. 카자흐스탄 테니스 협회 제공

ATP 투어 아래에는 우승자가 랭킹 포인트 125점을 받아 가는 챌린저 투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권순우는 올해 비엘라 챌린저 2차 대회를 비롯해 챌린저 대회에서는 3승을 기록 중입니다.

 

사실 챌린저 투어에서 3승만 기록하고 ATP 투어로 건너오는 건 성급하다면 성급한 선택이지만 권순우는 차라리 투어에서 '깨지면서' 성장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3회전에 진출하는 등 차근차근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권순우는 국제테니스연맹(ITF)에서 주관하는 퓨처스 투어 결승에서는 6전 전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챌린저 투어에서 활동하던 당시 권순우. 동아일보DB

이번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250점을 더한 권순우는 다음 주 랭킹 발표 때는 57위로 순위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3월 2일 랭킹 발표 때 69위에 자리했던 게 개인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현재 아시아 남자 선수 가운데는 니시코리 게이(錦織圭·29·일본)가 54위로 가장 높은 랭킹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27일 시작하는 샌디에이고 오픈(ATP 250)에 출전하기 때문에 이 대회 결과에 따라 권순우가 아시아 최고 랭킹 선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 프랑스 오픈 3회전 경기를 치르고 있는 권순우. 파리=AP 뉴시스

권순우는 에이전시 업무를 맡고 있는 리코 스포츠를 통해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를 처음으로 이뤘다"면서 "앞으로 10위 안데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랭킹을 기록했던 건 정현(25·한국체대·282위)으로 2018년 4월 2일 이후 총 5주간 19위에 자리한 적이 있습니다.

 

이형택은 95위(2006년 1월 16일)가 개인 최고 랭킹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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